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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Jul 14. 2024

멈춤을 멈추려 합니다.

월요일이 슬슬 다가와도 괜찮다, 밥을 지어 놨으니! ( 문장 인용)

느긋한 주말 커다란 가방에 노트북, 책, 일기장을 쑤셔 넣고 무인카페로 향한다.

일주일 동안 묵혀 둔 일기를 쓰고 컴퓨터를 켰다. 깜빡이는 컴퓨터의 부름을 무시하고 책을 펼쳤다.


"멈춤을 멈추려 합니다"

무엇을 멈추겠다고 하는 것인가? 다시 시작한다는 뜻인가?


어젯밤 읽다 잠든 페이지를 펼치고 다시 눈물 찔끔거리며 뿌연 글씨를 노려본다.

내가 왜 울다 잠이 들었던가, 7년 동안 작가의 삶에 동요되어 잠시 찔끔거렸다.


역시나 코 끝이 찡해 오는게 작가의 표현이 낯설지 않다.

사랑해야 마땅하다 나를, 내이름을 "넓은호물건널섭" 김호섭 작가님.

주책맞게 팔꿈치로 눈물을 훔치며 무인카페에 주인장 정면으로 나를 관찰하고 있는 CCTV를 슬쩍 올려보고 다시금 읽기에 집중한다.


새벽 산책길 작가의 앞길을 막아선 우지직 낙하한 고목, 짧은 생을 마감한 새끼 고양이. 작가의 긍정과 부정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다가왔다. 모멘토 모리. 작가의 시선이 따습다.


5월까지 작가의 곁에 머무는 따수이(전기장판)처럼 따스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며 작가와 함께 인천자유공원을 누비며 새벽 에어로빅을 하고, 근사한 야구 타자가 되어 베팅을 탕, 챙, 퐁 그러다 결국 타~앙을 날려보기도 했다. 절묘한 묘사와 생동감 넘치는 작가의 표현을 따라 새벽길 퇴근길에는 좋은 나, 나쁜 나, 못된 나, 미련한 같은 나를 데리고 에베레스트산을 오르고 괜찮은 나, 만 데리고 하산하는 작가님 뒤를 따른다.


작가님의 아픈 겨울이 새로워 지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작가님과 등 푸른 고등어구이에 이슬이를 한잔하고 싶은 구수하고 정겨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글 위에서 마냥 신나게 뛰놀다 집으로 향하는 마음이다.


때론 가슴 뭉클, 움찔하다가 깨알 같은 유머, 팡팡 터지는 재치에 '푹' 웃음 짓게 하는 고요한 산책길을 걷듯 기분 좋게 글을 읽었다.


꽃중년 김호섭 작가님의 쑥과 마늘을 응원하며 지쳐 있는 누군가에 반딧불이 되어 주고 싶다는 작가님이 배시시 웃으며 '괜찮다'라고 위로를 건네는 듯 따숨 한 바가지 선물 받은 기분이다.






멈춤을 멈추려 합니다


1부 : 멈춤을 멈추려 합니다

2부 : 있는 그대로의 호흡과 속도로

3부 : 길을 걷는 자의 것

4부 : 이별 없는 사랑


애쓰는 삶에서 자유를 찾는 삶으로의 전환, 스스로에게 자유를 안겨주며 기쁨을 기뻐할 수 있는 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을 포근하고 따뜻한 언어로 이야기하듯 소곤거리며 유쾌하게 전달하고 있다. 꽃중년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아들의 마음에 코끝이 찡했다. 작가님의 따뜻한 문체와 유머러스한 표현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읽는 내내 공감의 의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펼쳐질 작가님의 연애가 몹시 궁금하다.


한참을 먹먹하게 잔잔하게 나를 울린 글귀,


아빠는 이제 느닷없이 울지 않는다.
현명한 딸이 잘 성장하였고, 그 옆에 듬직한 사위가 있으니,




#멈춤을 멈추려 합니다#김호섭 작가#마음 따뜻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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