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소중한 너에게

by 바스락


안녕,

사는 대로 살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나면 몸서리치게 시린 보고 싶음에 빠져들곤 했다.

불현듯 찾아오는 너와의 추억은 여전한데 찌릿하게 느껴지는 통증이 달라졌다.

원망과 그리움으로 뭉쳐 있던 감정의 무게가, 이해라는 다른 형태로 번져가는 중이다.


너 자체로

그냥 너로

너의 삶도 너의 죽음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로 했다.


죄책감의 감정을 도려내고 외면하려 해도 이면에 숨어 있던 무한의 감정.


오늘 새벽은 너무 답답했다.

그리워서, 슬퍼서, 예고 없이 찾아오던 찌릿한 통증이 아니었다.

생소한 무엇이 꼼지락 거려 훌쩍이다. 그 모습에 움칫했다.


죽음은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는, 그냥 평범한 일상이고

평범한 일상을 너는 조금 빨리 맞이했다고, 이런 생각 해도 되는 거니?


친구야 나의 혼란이 복잡하고 미묘한데 그러는 동안 가슴을 찌르던 통증이

상쇄된 기분이야. 무엇이 그토록 도망치고 싶었던 너의 죽음 앞에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욱욱 치솟던 눈물이 며칠째 고요하다.


새벽 고요함 속에서 너를 만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P170

햇빛은 쏟아져 내리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사방으로 쏟아지기는 하지만, 쏟아져서 없어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쏟아짐은 확장 이기 때문이다. 햇빛은 햇살이라 불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중략>

우리의 사고가 쏟아져서 퍼져 나가는 것도 햇빛과 같아야 한다. 우리의 사고는 쏟아져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확장이어야 하고, 장애물을 만났을 때에는 억지로 뚫고 나아가려고 하다가 추락해서는 안 되고, 도리어 그 지점에서 멈춰 서서 방향을 틀어서 우리의 사고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성적 사고가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빛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친구#죽음#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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