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아들
아들과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이다. 처음 시작은 불안함이었다. 밖에서만 노는 아들의 마음을 다른 무엇으로 채워주고 싶었다. 운동을 좋아하니 배드민턴을 함께 하자고 하면 좋아할 거로 생각하고 덜컥 배드민턴 클럽 가입과 동시에 레슨신청까지 해버렸다.
라켓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셔틀콕을 향해 헛 쉬잉만 하는 서툰 엄마 모습에 흥미를 잃어버린 아들은 잔뜩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더군다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 탓에 난타(공을 주고받는 일종의 몸풀기)를 부탁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일주일에 세 번 아들만큼이나 체육관을 가기 싫었던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건지 아들은 매번 몸을 배배 꼬아가며 투정을 부렸고 그런 아들을 달래서 체육관 가서 무사히 레슨 받는 것이 어느 순간 숙제처럼 느껴졌다. 힘들고 지치기만 할 뿐 모든 게 제자리걸음이었다.
같이 운동하면 웃을 일이 많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은 부족한 엄마 실력에, 엄마는 집중하지 않고 장난치는 아들 태도에 짜증을 냈다. 낯선 곳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둘 뿐이었는데 그렇게 서로 실망하는 시간이 늘어갔다.
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했었는데, 긴장한 탓에 진지하지 못한 아들 행동에 화를 냈고, 예민해졌다.
실상은 내가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진지하지 못한 아들 장난기에 눈살을 찌푸렸고,
체육관까지 친구를 데리고 와서 게임하는 행동에 화가 났고,
노력하는 마음과 달리 자꾸 엇나가는 아들 행동에 포기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친구와 놀고 싶은 네 시간을 뺏은 것도 엄마였고, 하기 싫다는 운동을 강요한 것도 엄마였다. 엄마는 네가 엄마를 이해해 주길 원했고, 엄마의 노고를 알아주길 원했기에 조금만 어긋나면 혼자 속앓이를 했다. 너를 위한 행동이 타인의 시선과 내 마음의 안위를 위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 방식대로 너의 생각을 정의하고 있었다.
꾸역꾸역 그렇게 1년을 버티고 우리는 제법 성장했다. 그렇게 으르렁거리다가도 땀범벅이 된 서로의 모습에 웃고, 흐르는 땀을 식히려고 아이스크림 먹는 네 팔짱을 끼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행복한 길이었다.
친구와 놀고 싶은 시간을 엄마와 함께해 줘서 고맙고, 아저씨들과 배드민턴 게임을 하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어색했던 체육관이 편해졌듯, 하기 싫었던 운동도 어느덧 익숙해져 웃으며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여전히 운동 가기 싫고 레슨 받기 싫은 날이 있지만, 운동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한 수순에 즐거워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춤추는 바람 인형처럼 흐느적거리며, 마지못해 라켓을 휘둘러도 정확한 타점과, 파워가 느껴지는 너의 스매싱에 놀랐고, 불량스럽던 너의 태도에 긴 한숨을 쉬곤 했지만,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너의 불편한 감정 잘 이겨내 줘서 기특하다.
네 덕에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건강을 챙기는 습관이 되었다. 1년 동안 느끼고 깨닫고 울고 웃던 시간이 고스란히 너와 내가 함께 만든 경험이 되었다.
앞으로 1년은 또 어떻게 보낼지 모르겠지만, 무턱대고 답을 정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엄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볼게.
진솔하게 너에게 마음을 전하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고맙다. 아들! 너무 늦게 알았다. 너도 많이 애쓰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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