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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못하고 시작하지 못했다

시간은 간다

by 바스락

여태 보내지 못한 감정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다.

찌질한 회사에서 찌질한 연말을 보냈다.

감정의 쓰나미가 훑고 간 자리에 멍에만 가득하다.


슬픈 현실이다.

흔들리는 정치 경제만큼이나 이번 인사는 납득할 수 없는 결정으로 삼류 영화를 본 듯하다.


회사는 그냥 회사였고 우리는 그저 사용하기 좋으냐 아니냐에 따라 바뀌는 소모품에 불과했다.


구린내 진동하는 연말이었다. 선장을 교체하자는 선원들의 반기는 묵살되었고 선장이 아끼는

몇 명 선원들이 권력을 휘어잡았다.

반기를 들었던 선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로움은 덤이 된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 있다.


온천수 뽀글거리는 기포처럼 마음은 잔잔할 틈 없이 톡톡 튀어 오르고 있다.


선장이 휘두른 칼날에 살아남았지만, 내가 외친 목소리는 메아리 되어 다시 돌아왔다.

쉬지않고 타오르던 화는 정수리에 쏠려 퇴근 시간이 되면 여러 개 바늘이 한꺼번에 정수리를

찌른 것처럼 정수리 통증을 호소한다.


변방으로 옮겨간 그가 물었다.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니?"

그만둘 거 아니면 단단해져. 타인의 눈길에 너를 맡기지 말고 묵직하게 네 일을 해.

가끔 마음이 불편하면 박카스 한잔하고 잊어버려.


요즘 내가 배드민턴 라켓을 휘두르듯 그렇게 살아

아침이면 몸이 아프다고 아우성쳐, 아파, 나도 아파, 여기도 아파,저기도 아파, 그렇게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해!


우리는 누구나 다 그런 시간을 보낸다.

너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다행인 건 그러든 말든 시간은 간다.



한 줄 요약 : 어제는 그만 보내고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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