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솜사탕 같은 비가 내리는 아침 출근길,
폭우라고 하기에는 너무 잠잠한 조용한 출근길,
혼자 분위기란 분위기는 다 잡으면서 사복사복 발걸음을 옮겨본다.
매일 지나치던 그곳에 하얀 왕방울 같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가는 발걸음을 멈춰 한참을 들여다보니 왕방울 꽃 옆으로 옹기종이 모여있는 채송화 꽃이
눈에 들어왔다.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마당 한가득 색색의 채송화가 여기저기서 환하게 웃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무심한 성격과 달리 꽃을 참 좋아했다.
어느 순간 마당은 꽃밭이 되었고,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마당의 꽃들도 새 얼굴로 치장을 했었다.
채송화는 엄마의 잔잔한 미소처럼.
오늘, 괜찮은 하루일 거라고 조용히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