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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May 17. 2023

행복하다는 말의 설렘

행복은 웃음이다.

아들은 굉장히 활동적이다.

에너지가 넘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분주하다.

때론, 혼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혼을 나기도 한다.


입학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상처도 많이 받고, 때론 서러움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와일드한 성격과 말투, 또래 친구들보다 큰 키와 등치로 예민하고 섬세한 아이의 마음은

종종 상처를 안고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 건 세상에 엄마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

학교에서 들려오는 과한 장난과 친구들 사이의 다툼, 행동이 거칠어서  매번

주도적으로 혼이 나는 아이, 잘 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쁜 엄마 때문에 항상

마음을 졸였던 아이가 언제부턴가 슬퍼 보이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죄송해요. 입버릇처럼 툭툭 나오는 말



동적인 아이의 정서를 생각해서 피아노, 미술, 바둑, 차분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시키고 격려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조금은 차분해지고 집중하는 시간이 익숙해 질거라 생각했는데.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엄마의 욕심이었던 것 같다.


미안해요. 엄마가 원하는 대로 못해서.

죄송해요. 엄마 힘들게 해서.


매번 적응을 못하고 자기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나에게 사과를 했다.


안타깝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혼자 생각을 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정말 싫어하면 시키지 말아야 할까, 그래도 포기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내가 더 강하게 어필을 해야 할까, 


그러다 얼마 전부터 아이와 운동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


어제 축구클럽 테스트를 받고 왔다.

부끄러워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아이에게....


오늘 어땠어?

" 너무 행복했어"  처음이었다. 아이가 그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행복했었다고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신나게 드럼을 치고 와서도 힘들었다고 했던 아이가...


쭈빗쭈빗 테스트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쑥스러워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정작 본인은 너무 행복했다고 한다.


행복했다는 그 말이 너무 설레어 눈물이 났다.


내 아이의 행복했다는 말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엄마가 원하는 아이가 아니라 너는 그냥 너대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 욕심이 너를 위태롭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앞으로 너의 행복에 엄마는 믿음으로 지켜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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