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시그림집
책을 펼치니 속삭였다. 이야기하듯 시어 속에 풍덩 빠져들었다.
익살스러운 달마 눈동자에 새어 나온 미소만큼 흥미로웠다.
글과 그림으로 나누는 이야기가 황청원 시인님, 김양수 화가님의 넉살 좋은 하루를 엿보듯 재미있었다.
시가 안아주고 그림으로 받아주고 따스한 봄 향기 가득한 달마의 표정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뻔쩍" 동그란 눈으로 하늘을 보는 달마, 꽃을 보는 달마, 길을 걷는 달마, 빨래 너는 달마가 옆에서 속삭였다. 괜찮다고. 그러니 좀 쉬어 가라고, 혼자인 달도 둘인 새들에게도 먼 하늘이 배경인 것처럼 하늘은 너에게도 배경이라고 봄바람에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달과 새
달은 혼자서고
새들은 둘이서다
혼자서인 달에게도
둘이서인 새들에게도
먼 하늘이 배경이다
무당벌레
당신이 누구와 어디에 사는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강아지 집 옆 애기똥풀 노란 꽃 속에 친구와 삽니다.
인연에 대하여
눈을 지그시 감는다
흑백사진 속 먼 길이다
많은 이들이 지나가고
누군가 내 손 스쳐 간다
슬픈 땐
슬픈 땐 나무에게 나를 맡긴다
슬픈 나를 나무가 어루만진다
슬픔 없는 파란 마음호수가 생겼다
빨래 끝
긴 빨랫줄에 빨래를 널자 높새바람 살랑분다
살면서 얻은 그 젖은 시간들 새처럼 푸덕댄다
오늘은 새가 물기 서린 깃털 말리듯 나를 말린다
책을 받던 날, 페이지를 넘기며 위로받았다.
꼭꼭 숨겨 놓은 마음에 살랑이는 햇살이 갈 곳을 일러주었다.
홀로 외로워 숨 고르기 중이던 나를 보고 이야기하듯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달마의 눈동자에 빠져들어 꽃샘추위가 시샘하는 올봄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며칠 동안 품고 다녔던 달마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여전히 나를 미소 짓게 한다.
한 줄 요약 : 개나리꽃 같은 향긋한 위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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