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 13일
내 젊음과 성숙은
허공에서 전율과 희망의 두 말뚝 주위를 맴돌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자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조용히 심연 앞에 선다.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남편의 지방 발령으로 주말에 이것저것 짊을 챙겼다. 손이 야무진 남편은 캐리어에 필요한
옷가지와 이불, 베게 당장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있었다. 내 손길이 닿지 않아도 불평불만 없이
조용히 할 일을 하는 남편, '같이 챙겨줘' 남편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속삭임.
미안한 마음과 달리 나는 꼼짝하지 않고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내 할 일을 했다.
새벽 독서가 끝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나를 보고 처음으로 남편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노트북으로 빠져들 것 같은데 몸은 좀 챙기면서 해?"
걱정하는 마음과 달리 목소리는 소심했다.
"나는 아직 미치도록 나를 잊을 만큼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100m 달리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 시작인데, 자기야, 나 멀쩡해!"
함께 사는 동안 남편의 불같은 성격은 다소 차분해졌고, 곰 같다던 나는 여우의 센스를 발휘하는 중이다.
남편의 지방 발령, 서로의 힘을 키울 기회라 생각하고, 서로의 시간을 잘 보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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