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 24일
귀퉁이가 좋았다
기대고 있으면
기다리는 자가 되어 있었다
바람이 불어왔다가 물러갔다
뭔가가 사라진 것 같아
주머니를 더듬었다
개가 한 마리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 보는 개
개도 나를 처음 봤을 것이다
내가 개를 스쳤다
개가 나를 훑었다
낯이 익고 있다
냄새가 익고 있다
가을은 정작 설익었는데
가슴에 영근 것이 있어
나도 모르게 뒤돌아보았다
땀이 흐르는데도
개는 가죽을 벗지 않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
땀이 흐르는데도
나는 외투를 벗지 않고 있었다
어찌하지 않은 일
우리는 아직 껍질 안에 있다
뭔가 잡히는 것이 있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꼬깃꼬깃 접힌 영수증을 펴보니
다행히 여름이었다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계절감> 오은
오늘은 라라크루 혜윰 작가님의 토요일은 십(時)니다.로 글을 이어갑니다.
처음 글을 썼던 여름 유난히 뜨거웠던 태양의 잔열은 잊을 수 없다.
태양의 열기만큼이나 파고들었던 열정과 복받침, 꿈틀거리던 오감
해가 바뀌고, 여름이 다가왔지만, 뜨겁지 않았다.
춤추던 환희는 사라졌고, 미련만 가득했다.
그때, 좀 더 잘 써볼 걸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볼걸
껍질 속에 숨겨둔 욕심이 여름이 되면 다시 찾아온다.
욕심이 열매가 되고 열매가 환희가 되는 순간
미련은 사라지고 내면의 본질에 노크한다.
후회로 보냈던 시간 속에서 바둥거리지 않기 위해 시작한 새벽독서
새벽에 네모난 사각형 안에서 빛나는 별을 만났고,
별들과의 만남이 시작된,
여름에 거리두기를, 가을에 낯을 트고, 겨울에 만난 작가님들,
그 열정에서 노닐던 기억으로 주머니 속에 글감들을 주워 담아봅니다.
여름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낸 1월의 끝자락에서
낯이 익고, 냄새가 익듯 글에 익어갑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쏟아지는 활자들이 미련의 장벽에 갇히지 않도록
이 겨울을 오래오래 가져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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