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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료 Mar 20. 2016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 가짐

여행 후 아쉬웠던 점과 다음엔 준비해야지 했던 것들.

비행기 숙소 예약하기

나는 인터파크의 맞춤 견적을 통해 비행기와 숙소, 파리와 뮌헨 간 기차를 예약했다. 비행기는 마침 프로모션 기간이길래 이때가 아니면 안 될 거 같다고 나는 꼭 이 비행기를 타고 가고 싶다고 요구했다. 대부분의 나의 요구를 인터파크는 잘 들어주었지만, 숙소가 어디인지 미리 알고 싶다는 나의 당연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숙소를 여행 가기 일주일 전에 알았다.

처음에 나는 파리에서 독일로 갈 거예요 라고만 말했었는데, 나에게 독일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보지 않고 뮌헨으로 결정해주었다. 내가 물어보기 전에는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먼저 말해주지 않았다. 

사실 내가 알고 싶은 것 알아야 하는 것은 알려주지 않았던 굉장히 불친절한 곳이었기 때문에 나는 다음 여행을 간다면 조금은 두렵긴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기로 마음먹었다. 실수를 해서 처음부터 다시 예매하거나 금전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행으로는 초보니까 아마 실수도 많을 테지만, 다음부터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쑥쑥 자랐다.

확실히 여행은 하다 보면 늘어난다.   

 

처음으로 혼자하는 티켓팅, 두근두근 한다.




생미셸성당. 가는길을 몰라할때 사람들이 가는 길도 알려주고 우산도 씌워줬었다.


영어 공부의 필요성.

나는 영어를 못한다. 굳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고 물어본다면, 유치원생? 요새 유치원생도 영어 잘하던데 어쩌면 유치원생보다도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초중고 다니면서 배운 게 아예 없어지진 않았는지, 상대방이 말을 하면 뭐라고 하는지는 대충 이해 가능한 수준이다.

비행기를 예매하고 난 후 바로 한 것은 프랑스어 책을 구매하는 거였다. 조금 길게 혼자 가니까 그나라 언어 하나쯤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베 세떼가 안 외워져 하루 만에 포기했다. 대만이랑 일본밖에 못 가봤지만, 현지어를 몰라도 먹고 돌아다니고 구경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기억이 있어 바로 포기했다. 

물론! 나같이 길치인 사람에게 현지 언어가 중요하긴 하지만 대만에서는 한자로 쓰인 낱말카드로도 충분히 길을 찾아가는 게 가능했다. 일본에서 길 잃었을 때는, 구글 지도를 믿었다가 길을 잃은 거였으니 구글 지도도 필요 없다. 내 영어를 못 알아듣는 사람들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는 영어도 구글 지도도 무쓸모였다. 프랑스 사람들이 자국 언어에 대한 자존심이 세서 영어를 쓰면 못 알아듣는다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 정말 내 말을 못 알아들을까 봐 걱정했지만 내 영어로도 대화가 가능했던걸 보면, 일본 외의 모든 국가에서 내 영어가 통했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영어를 조금만이라도 잘 했으면 더 재밌었을 텐데. 

영어실력이 조금 더 좋았다면, 파리로 입국할 때 치근덕 대던 외국인한테 “죄송하지만 입점 다물어 주시겠어요? 낯선 곳에서 낯선 외국인이 말을 거니 무섭네요. 저는 당신의 숙소가 어디에 있는지 당신의 여행 일정이 궁금하지 않네요. “라고 말해줄 수 있었을 거다.

물론 좋은 의미로,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며 같이 펍에 놀러 가자던 여자아이들, 처음으로 혼자 독일 여행을 간다던 여자애, 길 잃어버려 허둥대던 나를 도와주고 싶어 했던 사람들, 여행을 떠난다는 독일 여자분 모두와 더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혼자 여행 갈 때는 계획이 중요하지.

조금 기분 나빴던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베트남-캄보디아 여행 때 가이드님이 옆자리 여행객(자유여행객)과 대화하다 그 사람들의 여행 스케줄을 들었는데 너무 빡빡하다며, 그런 계획으로는 여행 절대 다 못 간다고 아마 반도 못 보고 올 거라고 비웃는 말이었다.

그분들은 분명 그 여행을 기대하며 꼼꼼하게 검색하고 가는 방법 등을 모두 알아보고 세운 계획 일 텐데 자기가 그것을 비웃을 자격이 없는데, 왜 다른 사람의 여행을 평가하지?

여행의 재미를 %로 나눈다면 나는 여행 준비를 하고 계획을 짜는 것이 60%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말 중요하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보고 싶은 곳,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고, a지역에서 b 지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검색해 보는 모든 행위가 정말 소중하고 재밌는 기억이고, 지켜지지 않으면 아쉽고. 모두 다 지켜지면 뿌듯하다.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의 지도를 꺼내서 어느 포인트에 어떤 구경거리가 있는지 점찍고, 일직선으로 혹은 교통이 편한 순서대로 나열하여 계획표를 짜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런 소중한 개인의 여행 계획에 그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가이드에 대해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아무리 한국에서 잘 검색해서 간다고 하더라도 현지에 도착하면 더 좋은 방법으로 가는 방법이 생긴다.

일본에서는 나리타에서 얻은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지하철을 갈아타며 다녔고, 암호 같던 그 노선도를 마지막 날 해석 가능해졌다.

파리와 뮌헨에서는 숙소에서 주요 관광지 가는 법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숙소에서 주요 관광지 가는 법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때그때 일행이 있었을 때는 일행이 자신이 아는 방법을 알려주어 같이 다니며 버스나 지하철, 트랩을 이용했다.     

그날 실제로 간 곳은 칠하고 돌아와서 메모로 남겼다.



여행 갈 때 쓸모 있었던 것.

공항약국에서 어느 나라를 간다고 말하면 알아서 챙겨주는 약들이 정말 쓸모 있었다. 그리고 일본이나 대만 갈 때처럼 작은 비행기를 탈 때는 멀미약을 챙기는 게 좋다. 안 먹었을 때와 먹었을 때가 확실히 달랐다. 긴 비행이라면 소화제를 챙기면 좋다. 처음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고 답답해서 약을 먹었다. 

향수는 안 챙겨 가면 생각보다 어색했다. 항상 사용하다 여행지에서 안으니 뭐하나 덜 챙긴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헤어드라이기가 있는 곳이 있었지만, 두 명 이상 갈 때는 내 것 하나 챙기는 것이 유용했다. 

손톱깎이! 여행이 길어질 때는 은근히 필요하다. 챙길 필요를 못 느끼고 갔는데, 나중에 사진 보면 앗! 싶을 때가 많다.          

가고 싶었던 곳/가는 법을 정리해서 인쇄해서 들고 다니기! 책도 정말 유용하기는 하지만, 내가 한번 더 정리한 것은 더욱더 좋다.






자기와 한 약속도 못 지켜서 부끄럽네요.

다음엔 딱딱 맞춰서 다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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