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S2021, 오디오 콘텐츠를 통해 MZ세대를 이해하다 패널토크 후기
지난 8월 25일, Content Marketing Summit 2021 행사에서 기회가 닿아
오디오 콘텐츠와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었다.
40분 남짓한 자리는 현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FLO(드림어스 컴퍼니)에서 오디오 콘텐츠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조혜림 PD님과 패널토크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패널 토크에서 나눴던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한번 더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과 함께, 최근 스푼에서 일하며 경험하고 고민하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들을 덧붙여 본다.
굳이 Z세대의 특징을 이야기해보자면 한두 가지 특징으로 정의 내릴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나 마케터분들도 그렇고 Z세대를 타겟으로 무언가 메세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게 더 잘 먹힐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는데, 과거에 저흰 유행하는 가수나 노래나 드라마 이런 것들 다 알고 있었잖아요. 마치 국민가수, 국민드라마 같은 것들이죠.
근데 놀랍게도 요즘 사람들은 더 이상 TV를 예전만큼 보지 않고, 라디오도 그렇죠. 다들 유튜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유튜버의 채널을 구독해서 소비하고, OTT 플랫폼에서도 자기가 직접 원하는 걸 선택해서 봅니다.
고레에다 히레카즈 감독이 책에서 텔레비전의 특징이랄까 아니 장점이랄까요. 그 포인트를 ‘뜻밖의 마주침'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슬프게도 Z세대들은 그런 뜻밖의 마주침에 더 이상 익숙하지 않고 그걸 누릴 기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직접 그들의 취향과 선택들이 반영된 콘텐츠를 대부분 소비하는데 시간을 다 써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전국민적인/대중적인 유행보단 그것보단 작더라도 더 충성적이고 탄탄한 팬덤들이 있는 콘텐츠를 좋아하고 계속 소비하는 사이클이 자리 잡는데요. 그래서 단순히 어느 시대부터 어느 시대까지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해서 공통적인 공감하고 소비한 콘텐츠나 그러한 현상을 명확하게 집어내기 어려운 것 같아요. 태어난 시점은 비슷해도 그들이 자라면서 소비하는 콘텐츠와 대중문화, 아니 이젠 대중문화라는 과거의 정의와는 조금 다른 공통의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또 직접 UGC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재창조 하는 것 같습니다.
스푼라디오도 그런 현상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플랫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오디오로만 표현될 뿐인데, Z세대들은 그 안에서 소소한 수다도 떨고, 고민 상담을 하면서 위로도 얻고, 친구를 만나기 위한 소개팅도 하고, 책도 읽고, 노래도 부르고 사실상 비디오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습니다.
위 자료의 내용도 흥미롭죠. 유튜브와 스푼라디오 같은 UGC 플랫폼이 모바일의 라디오 방송국 느낌의 나우보다 더 많은 Z세대가 쓰고 있는 점 말입니다. Z세대는 어쩌면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직접 그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데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뛰어난 세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특정 콘텐츠 테마나 카테고리로 그들을 묶을 것이 아니라, 이러한 태도나 성향으로 Z세대를 조금 더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비디오 콘텐츠 시장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확실히 오디오 콘텐츠 관련해서 여러 플레이어들이 진입하고, 자본이 투입된다는 게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스푼라디오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나 카카오 음과 같은 신규 서비스에서 오디오 콘텐츠를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기존의 공중파 라디오 작가님들이나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하시던 분들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자본이 더 투입되다 보니 여러 콘텐츠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FLO와 같은 사례처럼 대규모 자본이 지속적으로 투자되게 된다면,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시도도 이어질 거고, 거기서 성공하는 오디오 크리에이터나 제작자 분들도 나오게 될 텐데요. 여기서 얻어진 성공 방정식이나 롤모델을 따라 하는 크리에이터와 제작자도 나오면서 오디오 콘텐츠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조금 염려하는 건 비디오와 다르게 오디오 콘텐츠는 언어적인 제약이 좀 크다 보니 과연 한국어를 사용하는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데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만, 또 다른 방향에서 보면 오디오 콘텐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콘텐츠 특징이 있어서. 이 부분이 유저의 시간을 두고 다른 콘텐츠나 서비스들과의 경쟁에선 조금 유리한 부분일 것 같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한국만 보았을 때 언어적인 시장은 한계가 있지만, 유저의 시간을 둔 경쟁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FLO의 조혜림 PD님은 피로감과 수익성에 대한 두 가지 키워드를 오디오 콘텐츠의 가능성과 대규모 투자의 배경으로 짚어주셨다. 확실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경험이 녹여진 인사이트가 아닐까 싶다.
과포화 상태인 콘텐츠 시장에서 아직 미개척된 유저들이 넘쳐나는 시장이 바로 오디오입니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점점 보는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자기 계발과 효율에 관심이 많은 MZ에게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오디오 콘텐츠는 무척이나 유용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죠.
또한 FLO와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주 수입원인 음원의 경우 저작권료를 분배해야 하지만 팟캐스트 등의 오디오 콘텐츠는 플랫폼이 큰 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적인 면은 기업들이 오디오 콘텐츠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푼라디오 플랫폼에선 Z세대를 타겟으로 한 브랜드와 콘텐츠라면 유튜브에서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듯이 스푼 내 DJ들과 여러 콘텐츠 협업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고, 이러한 형태의 성공 케이스도 하반기 중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오디오 콘텐츠와 마케팅이라는 두 키워드를 두고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끈기와 브랜딩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사보와 마이크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던 것처럼 최근에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종이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를 발간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이런 방식도 너무 흥미롭고 애정 하지만, 이후에는 이런 트렌드가 오디오 콘텐츠의 포맷으로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디오 콘텐츠 안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역사 그리고 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조합하여 들려줄 수 있을 거고, 이러한 콘텐츠는 어쩌면 종이 매거진 형태보다 제작비도 더 적게 들고, 청취자 입장에서도 훨씬 접근하기 수월할 수 있거든요. 오디오라는 청각 매체가 가지는 진정성과 집중도도 기업과 브랜드에게 어필할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철저히 브랜딩의 관점에서 끈기를 가지고 지속 가능하게 이어져야 합니다.
정확히 유사한 케이스라고 보긴 어렵지만, 전 요즘 매거진 B를 직접 읽는 것보단 매거진 B의 팟캐스트를 더 자주 듣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국내에선 가장 웰메이드 오디오 포맷의 팟캐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에 여러 오디오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면서,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나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오디오와 관련된 콘텐츠와 서비스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저 또한 운 좋게 비슷한 시기에 스푼에서 일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오디오, 라디오는 원래 아주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 곁에 항상 있던 콘텐츠거든요. 순간적인 인기나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보통의 공중파 라디오 방송이라면 7일 내내 정해진 시간 1~2시간 동안 매번 청취자를 찾아간 콘텐츠죠. 그래서 설사 지금의 인기가 다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라디오와 오디오 콘텐츠는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잘 있을 것 같아요. 언제든지 문득문득 생각나면 다시 찾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콘텐츠로 말이죠. 그게 다른 콘텐츠는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오디오 콘텐츠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은 그런 매력에 푹 빠져있고요.
저희 밀레니얼 세대까지의 라디오는 여전히 MBC FM4U 같은 공중파 라디오였는데, 요즘은 과연 Z세대 그리고 그다음의 알파 세대에게는 라디오와 오디오 콘텐츠를 떠올렸을 때 어떤 서비스나 브랜드가 떠오를지 궁금하고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점에서 스푼라디오 같은 서비스의 큰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증명하는 과정에서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여러 흥미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단 욕심이 큽니다.
지난달 말엔 D.P.를 보느라 정신이 빠져 있었고,
올추석 연휴의 스타트는 오징어게임이었다.
(각 작품의 완성도나 호불호는 뒤로 하고)
특히나 최근 2~3년간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하나에
영화라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콘텐츠 형태가
제작되고 소비되는 행태가 사실상 바뀌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극장은 존재하고, 세계 유수의 영화제 소식에 모두 귀 기울이며
영화감독과 영화배우라는 직업은 존재하겠지만,
TV 드라마와 영화 그 어느 사이인가에서의 넷플릭스에 대한 존재감은
방송국보단 극장에게 더 느껴지는 바가 크며,
그 영화판 안에서의 콘텐츠 생태계는 빠르게 바뀌어 가는 느낌이다.
축이 이동하는 현상을 명확히 목격하고 있는 거랄까.
좀 더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카세트테이프와 CD를 판매하던 동네 음악사와 대형 음반사들이
어느새인가 멜론, 플로,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로 완벽하게 흡수 그리고 확장되었고,
유튜브 또한 TV 방송국과의 콘텐츠 생태계 싸움에서
이미 승부를 결정지은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오디오 콘텐츠와 라디오에서도 그러한 일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아니 지금도 생겨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플랫폼은 어떤 것이 과연 될까.
아직 시장의 사이즈는 비디오와 비교하면
솔직히 말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비하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라는 거대 플랫폼으로 어느 정도 승자가 결정된 게임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과거와 지금에도
여전히 오랫동안 우리가 듣고 즐기고 있고, 더불어 무언가와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
이 두가지를 계속 생각해본다면 글의 제목처럼
'오디오 콘텐츠가 넥스트 빅띵일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고,
그 답을 계속 궁금해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a.
FLO 혜림님과 패널 토크 준비를 하면서, 다른 회사에 몸담고 있지만 올 상반기부터 계속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공동 기획 및 제작 업무를 함께 해오는 파트너로서 무척이나 의미있는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번 다음에 어떤 콘텐츠 만들지 그리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콘텐츠가 왜 생각보다 잘 안되는지에 대한 고민만 주고받다가 좀 더 큰 시야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콘텐츠 업계를 바라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달까. 큰 행사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좋은 지인들도 너무 반갑기만 했고.
b.
CMS2021 행사가 있고 난 후, 밀리의서재가 팔렸다. 바로 KT 지니뮤직에.
밀리의서재를 전자책 서비스라고 단순히 생각했다면, 아래 기사를 더 읽어볼 필요가 있다.
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844
KT그룹 대표 미디어 그룹사 지니뮤직이 464억원을 투자해 ‘밀리의 서재’ 지분 38.6%를 인수하고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니뮤직은 국내 최고 ‘AI 오디오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내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AI 음악 플랫폼 ‘지니’를 통해 점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향후 오디오북, 오디오 예능, 오디오 드라마 등 여러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 및 추가해 명실공히 국내 1위 ‘AI 오디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c.
오디오 콘텐츠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다루며 비슷한 제목의 글을 언젠가 브런치에 적은 것 같아서
오래간만에 예전 글들을 뒤적거렸다. 그러다 보니 발견한 예전 글.
https://brunch.co.kr/@mattcha/17
네-
2018년 초에 던졌던 질문에 2021년은 답합니다.
숏 비디오 플랫폼은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다음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