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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Apr 12. 2018

그러니까 곧 뜰 노래_첫 번째 트랙

이천십팔년 사월 둘째주

최근에 한국 베이스의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게 되면서

마포-삼성의 기나긴 출근길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 베이징 외노자 시절과 비교해 꽤나 많아졌다.

생각해보면 10대 초반부터 항상 이어폰을 끼고 살아온 삶인데,

먹고사니즘과 외노자콤보가 겹쳐서 삶이 참 황폐해졌구나 싶다.


운이 좋게도 어릴 적부터 자칭 타칭 예술가, 트렌드세터, 힙스터들이 주위에 많아

얼떨결에 대중문화에서 유행을 타기 전에 접하게 된 것들이 많다.

(나는 그런 용어들에 담겨있는 사회적 함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고 따라 하길 즐긴다.)

그래서

1보까진 아니고 딱 0.5보 정도 유행할 것들을 미리 접하게 되는데, 음악도 나에겐 그렇다.


그래서 오늘 밤에 퇴근하다가 0.5보 앞선,

곧 실시간 차트에 불쑥 등장할지도 모르는 노래들을 정기적으로 추천해봐야지라고 마음먹었다!


나만 알고 싶은 밴드가 아무리 있다지만, 그래도 좋은 노래는 나눠야 제 맛이다. 정말로-


1. 새소년 - 난춘(亂春)

https://www.youtube.com/watch?v=qsGQ_q8cKqM

건반 위의 하이에나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다.

난춘 (亂春)은 '어지러운 봄'을 뜻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노래를 몇십 번 정도 듣고,

'미친 듯이 가득 찬 봄'으로 이해했다.

난(亂)이란 단어가 이 노래 속에서 콘텍스트적으로 나에게는 그렇게 들렸나 보다.


보컬 겸 기타인 황소윤씨가 라이브를 할 때 조금 일그러진 표정과 입 모양이 아주 매력적인데,

나는 이런 표정으로 음악 하는 사람들을 예전부터 참 좋아한다.

(비슷한 라이브의 표정으로 박지윤씨도 있다)


오 그대여 부서지지 마
바람 새는 창틀에 넌 추워지지 마
이리와 나를 꼭 안자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새소년 - 난춘(亂春) 중에서


난춘 (亂春)이 들어 있는 앨범 자켓은... 너무 이상해서

0.5보 앞선

멜론에 2018년 4월 7일 릴리즈 되었으니,

노래 제목 그래도 한창 봄의 기운에 시달려 어지러워질 쯤인 5월 말쯤에

새소년은 새롭게 대중에게 등장할지도..

행여 차트는 아니더라도 올여름 페스티벌 씬에서 가장 매력적인 밴드가 될 것 같다.



2. 1415 - 평범한 사랑을 하겠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yLmOBWFMpkA

밴드의 이름인 1415는 자주쓰는 코드에서 따왔다고 한다.

기타 솔로로 시작하는 전주가 귀에 착 감긴다.

이후는 정말 스탠더드 팝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처음의 여운이 계속 남아 질리지 않고 들었다.


있잖아 우린 서로
너무도 다를 줄 알았지만
이렇게 우린 같은 순간을
추억할 걸 잘 알아

1415 - 평범한 사랑을 하겠지만 중에서
앨범 자켓디자인들도 딱요즘 취향

0.5보 앞선

해당 곡이 수록된 앨범은 2017년 4월 21일에 나왔다.

최근 연플리로 유명한 플레이리스트의 다른 웹드라마인 연애포차OST도 부른 걸 보니,

정말 곧 여성 팬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을 지도, 밴드 구성도 남자 두 명이다.

이후 노래들이 너무 자기복제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3. 오존(O3ohn) - Down

https://www.youtube.com/watch?v=kq0xf42Uims

일단 앨범 자켓부터가 스웩이 있다.

좋다! 좋지..?

오혁과 카더가든이 뭔가 뒤섞인 느낌이고 아류작인 거 같고 그게 아쉽다면

그런 생각이야 말로 힙스터의 어리석음일지도..

이런 느낌의 노래를 들었을 때

일단 한번 들어봐 하고 이어폰을 건네주고 싶다.

대단한 음악적 결과물은 아니겠지만,

그냥 들었을 때 좋으니까 좋다.


넌 내 나쁜 점을 찾네 알아 알아 난
넌 내가 다르길 원해 알아 난 말야

오존(O3ohn) - Down 중에서
라이브가 앨범만큼 좋았으면 (아직 라이브를 못들어봄)

0.5보 앞선

해당 곡이 수록된 앨범은 2016년 10월 6일에 나왔다. 왜 이렇게 오래되었지.. 놀랐지만, 이제 곧 뜰 거라 믿는다.

요즘 내가 주구장창 듣고 있으니까-

무한도전이 아직 있었다면, 당장 다음 주라도 차트를 씹어먹었을 텐데..



a.

정말 0.5보 앞서냐고?

대체로 6할 정도는 그러한 것 같기도..

근래를 떠올려보면

혁오가 그랬고,  DPR Live, 문문, 장기하와 얼굴들, 우효, yaeji, 검정치마, DEAN 같은 경우가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듣고 좋아하기 시작한 지 2~3개월 이후로 모두가 듣고 좋아하더라,

난 딱 그런 0.5보 앞선 음악 취향인가 보다.

그러니까 곧 뜰 노래-


b.

방금 소개한 세 곡의 노래들이 당신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이미 한 철 지난 노래들이라면,

당신은 힙스터다.

(음악을 포함 대중-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관심 없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앞으로 제가 옆에 착 달라붙어 힙스터 정보를 빼낼 것이고,

0.5보 앞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알고 있는 좋은 음악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노래들을 뺏을게요..

c.

AI로 유명한 회사에 다니고 뉴스든 음악이든 모두 기계가 찾아주는 세상에

개인적으론 평론가와 감상자가 오프라인에서 교류하고, 적어도 글로 이야기하는 걸 더 선호한다.

네이버가 내놓은 디스코(DISCO)에 요즘 흥미가 떨어진 것도 아마 사람들의 3줄 요약을 바로 보지 못해서인 것 같다.

(안 그래도 피곤한 세상에 찌라시까지 취향에 맞춰 추천 안 해줘도 되는데..)


d.

베이징 외노자 생활에 대해서 쓴 지 벌써 6개월

(지금 회사를 다닌 지 반년이 되었다!!! 벌써!!!)

브런치 글을 처음 목표대로 그래도 꾸역꾸역 한 달에 하나 정도는 쓴 것 같아 기분이 좋은데,

회사랑 쓴 NDA가 워낙 빡세고 요즘 민감해서 회사 이야기를 쓸까 말까 고민이 많다.

쓸까 말까 고민이 되는 주제면 안 쓰는 게 답일 것이다..!


e.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므로,

적당히 잘 검열하여 쓰도록 하겠습니닷 :)


영화 겟아웃의 OST인 Childish Gambino - Redbone 도 노래는 참 좋다- 퇴근할 때 들어보시길.. 기분이 묘하게 더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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