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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Jan 17. 2017

2016, 스타트업, 반성과 마음가짐.

돌아보는 2016년 내 스타트업의 반성과 2017년의 마음가짐

2017년이 시작된 지가 한참이 되었다. 게으른 나는 비로서야 작년 한 해 내가 스타트업이라는 활동을 하며 돌아왔던 부분을 되돌아보고, 올 한해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스타트업에 임해야 하는지를 되돌아 보고자 한다.


작년은 내게있어서 터닝포인트나 마찬가지였다. 사실 미국에 온 이유는 대학원과 취직이었지,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아이템도 20대에 꼭 만들고 싶은 것과 더불어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데에 있어서의 일종의 연구주제였던 셈이다. 그런데 미국에 돌아온 지 딱 1년만에 나는 프로토타입과 함께 혼자하는 스타트업의 기반을 다지긴 했다. 뭐 법인, 사무실, 사업계획서 이런것 들 말이다.


딱 10년 전에 시도했던 스타트업은 그저 열정과 사람,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뚝딱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실패했다. 멋진 직함에만 놀아나고 귀가 간지러운 말만 쫓아갔다. 그래서 10년 후 해보는 스타트업에서는 내가 가장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혼자한다. 물론 혼자할 수 없는 것을 잘 알지만,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디자이너, 개발자, 사업가, CS학생, 블로거 등으로 살아왔던 지난날을 멋지게 융합해 보고, 내 한계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계를 잠깐 체험했던 것이 바로 작년인 것 같다.


1. 자유로움 속에서의 공/사 구분의 어려움

일단 나의 경우는 어떻게던 출근을 해야 비로서 업무가 되고 무언가 돌아가는 느낌이 났다. 요즘에 뭐 노마딩이나 WFH (Work From Home, 재택근무) 로 견줘보면 어쩌면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긴 하지만, 프리랜서 혹은 1인기업을 해보는 분들은 잘 알다시피 공사의 구분이란 것이 어쨌든간에 집을 나감으로써 실현되긴 한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있으면 거의 집중하기가 힘들다. 


글쎄, 집에서 번듯하게 출근할때처럼 입는다면 모를까, 일단 사무실을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으니 잠도 늦게 자고 이리저리 신문읽다 TV보다 미드 한편 보다가, 방황하다가 느즈막하게 일을 시작하면 또 정신이 흐트러지기 일수이다. 내가 물론 가족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되려 집에 있는 와이프가 그 공간에서 시간관리를 더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결국, 아무리 혼자서 스타트업을 한들 어떤 평균적인 업무시간의 범주를 벗어나게 되면 그 자체가 주는 자유스러움이 자칫 시간낭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더 꾸준히 사무실에 나가기로 했다. 물론 flexible 하지만, 스스로가 정한 휴가와 명절 이외에는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2. 시간관리의 어려움

미국에 와서 보니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특히 영어가 너무나도 부족하고, 미국식 교육과정에 익숙해 져야 했다. 그래서 대학원 2,3학기를 보낸 작년 한해, 2학기때 선수과목 패스를 못해서 3학기때 무려 4과목과 함께 3개의 팀플을 보냈고, 영어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한과목이긴 하지만 ESL도 들었다.


정말 상당히 무리였다. 학업과 회사의 병행은 너무나도 정신이 없었다. 그나마 중간에 방학 3개월동안 프로토타입 개발을 끝내서 망정이지, 3학기를 개강한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간 정말로 개발 자체를 한 것이 없다. 학교가 보통 수업이 저녁 6시-9시 였는데 나는 뭐 일하다가 6시부터 쉅듣고 하면 되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마다 쏟아지는 과제 하며 팀플때문에 새벽에 집에 가거나 주말에 모임을 하는 경우가 정말로 허다했다. 


그리고 비로서 느꼈다. 아 대학원을 다니면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렵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제 한학기+@ 정도 남긴 했지만, 이 기간동안만큼은 정말 널널하게 수업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밀린 일정 따라잡고, 올 초에 있을 오픈베타도 긴장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니 말이다. 


3. 비즈니스

작년 한해 생각보다 어려우면서도 재밌었던 부분이 바로 비즈니스다. 물론 막 영업하고 마케팅 하는 그런게 아니라 한번 VC앞에서 발표를 해보니 느꼈는데, 어쨌든간에 투자자를 설득하려면 비즈니스적인, 즉 제품도 제품이지만 돈을 버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나는 여기서 온전히 내 개발실력만 믿고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고, 때로는 논쟁도 해야하고 잠재적 경쟁자도 골라내야 한다.
(모 회사의 피칭에서는 인도계 CTO가 내게 구체적인 머신러닝 프로세싱 절차를 물었다.)


어떻게 유저를 모아야 하고, 어떤 채널로 수익을 내야 하고, 이를 어떻게 써야할지. 결국 돈이다. 어찌 보면 내가 생각한, 정말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면 이런 부분은 자연스래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얉은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case study를 해야하고, 조언을 구할 수 밖에 없다. 개발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스타트업에서 프로토타입 개발 이후 비즈니스라는 하나의 도전거리를 얻은 작년이라고 할 수 있다. 뭐 당장 MBA같은 것을 시도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돈도 돈이고 무엇보다 요즘 너무나도 MBA가 많은 것 같다. 지난달에 피칭에서는 8개 팀 중에 비MBA가 나와 단 한명. 그것도 공대 박사과정생이었다. 


그래서 2017년에는 더도 덜도 필요없다. 단 10불이라도, 혹은 단 한명의 유료회원이라도 만들어 수익을 내는게 내 목표이다. 작년에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었다면, 올해에 나는 유저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4. Appearance (용모)와 자기관리

이건 생각외의 것인데, 꽤나 단정하고 잘 관리된 외모, 용모, 몸매, 건강 등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작년에 나는 무려 10키로가 쪘는데 이말은 즉 자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나 역설적으로 내 아이템 자체가 자기관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스로가 잘 관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내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영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받는가도 할 수 있을까.


결국 나 자신을 관리하는 자체가 제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유라임을 만든 이유도 결국, 내 삶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서 자기관리를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인데 내가 살이 쪄버린 것이니, 이건 내 문제도 있지만 제품의 신뢰도를 무척이나 하락시키는 중요한 원인인 셈이다.


그래서 2017년에는, 베타 이전까지는 나 스스로가 좋은 case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겠다. 



올해, 내 스타트업을 위해 하고싶은 것. TOP 5

1. 철저한 자기관리 (시간관리, 건강, 학업과 비즈니스의 병행) 를 통한 나 스스로의 예제화

2. 비즈니스에 대해 더 공부하기. 다독, 사례분석 그리고 올해 PMP 취득.

3. 개발공부. 작년에 포기했던 React와 Swift,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본적인 머신러닝. 그리고 Functional Programming 좀 더 세련되게 프로그래밍 하기.

4. More! 스타트업 아키텍처, 마이크로 아키텍처 등에 대한 공부.

5. UI/UX 디자인 공부. 스스로의 디자인 철학을 더 철저히 다지고 적응하기. 


+ 브런치에 글 더 많이쓰기 :)


미국에 와서 이제 1년하고 반. 이제서야 느끼지만, 여기서는 내가 움직인 만큼, 내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배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 만큼은 돌아오는 것 같다. 시행착오로써는 충분했던 기간, 꾸준히만 노력해서 그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P.S.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분들이 765분이나 되버렸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제가 글을 발행하는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 앞으로도 더 심도있고 트랜디한, 그리고 캐주얼하게 이곳에서 스타트업 하며 느끼고 배운 것을 적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정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메튜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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