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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Jun 09. 2018

유라임, 베타개발 완료.

어제부로 아이폰 앱스토어 리뷰를 걸면서 유라임 베타버전 개발을 완료했다.


참으로 오랜 기간이 걸렸다. 개발 기간은 정말 풀타임으로 따지면 6개월이지만,그간 학업을 병행하며 개발하던 2년이란 시간까지 더하면 약 3년, 그리고 유라임을 처음 생각한 것이 2011년이니, 장정 7년의 기간을 걸쳐서 개발을 했던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누누히 밝혔지만, 결국 문제는 내 실력 부족에도 있었고, 정말 백엔드 프론트앤드 UI/UX 모바일 클라우드 CI/CD가리지 않고 모든 부분을 "혼자" 개발했었는데, 이런 경험이 전에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전 분야의 중급 이상은 갖춰졌어야 어느정도 혼자 개발이 가능했을텐데, 내 실력은 들쑥날쑥 했었고, 개발하는 지난 3년간 배운것을 따지면 정말 수도없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제대로 배운것도 있고, 시간관계상 적당히만 배운것도 있고, 배우고서도 포기한 것들도 있고.


유라임을 개발하면서, 자기관리 서비스를 만드는데 나는 정작 나 자신은 관리하지 못했다. 아이러니컬 하다. 사실 최근 약 한 달간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 개발만 했다. 나란 놈은 뭔가 개발할 때 확 하지 않으면 퍼포먼스가 잘 나오지 않는다. 집중할 때 집중한다 이런건가.. 그런데 이렇게 집중하다 보면 너무 놓고 있는 다른것들이 많다. 벌써 헬스장에 안간지는 3주가 넘었고, 요즘에는 내가 무슨 밥을 먹는지도 잘 모른다. 엑셀에 기록하던 자기데이터 (몸무게 등)는 역시 3주간 기록을 전혀 하지 않았고, 4시 기상은 했지만 그때부터 명상, 기도, 일기 등 원래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바로 IntelliJ를 켜서 개발을 했다. 그렇게 개발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질 때도 많았다.


예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약 7년 전, N모사의 앱 공모전을 개발했던 당시 데드라인을 약 한달 앞두고, 당시 직장인이었지만 7시쯤 퇴근해서 4시간 자고, 11시부터 다음날 출근할때까지 개발하곤 했다. 사실 그렇게 한 달을 했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물론 후유증은 나중에 오긴 했지만..) 그러면서 삽질은 정말 많이 했는데, 따지고 보면 지금과 얼추 비슷하기도 하다. 사실 공모전 날짜가 지나도록 "미완성"을 만들었었지만, 이후에도 계속 보안을 하곤 했었다.


개발, 혹은 제품이라는 것이 "완성"이란 것이 있을까, 정말 사실 나도 이런 자기관리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그것이 의문이다. 어제 만난 J형님은 MVP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직도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은 디테일한 것들이다. 아직도 오래 전 디자이너의 시각이 없지않아 남아있어서 그럴까.. 핵심적인 로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을 잡기 위해 CSS등에 집중하는 모습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아직은 의문이다. 사실 그러다 보니 부족한게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셈이다. 예컨데, 친구 P군에게 베타를 보여줬을 때 친구는 내게 앱에서 탭이 없어 불편하다 / 헤더가 고정되지 않는다 등 많은 사용자 경험적 요소에 대한 의견을 주었는데, 사실 그런 부분이 나도 없지않아 계속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라서 의견을 듣자마자 몇 시간 정도 작업해서 다시금 깔끔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나 스스로 어떤 부분은 아쉽고, 불만스럽고 그렇다. 이건 정말 욕심일까?


최근에 나는 Gmail이 업그레이드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랜기간 비슷한 UI/UX를 가지고 가던 지메일 조차도 지금와서 업데이트 하는 것인데, 그간 얼마나 많은 제품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많았을까. 그런데 나는 제품을 테스트해 볼 여력도 안되고, 특히 어떤 Feature를 추가하는 데에 혼자 하다보니 상당히 큰 불안요소가 작용하는 것이다. 못해도 몇 개월은 잡아먹는 것도 그렇고, 나 스스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이 베타버전을 위해 나 스스로 "풀스택"을 자청하며 달려왔던 지난 순간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혼자하는 개발을 일단락 짓고싶다. 이제는 혼자만의 세계에서 탈출할 필요성을 깊게 느낀다. 그래서 사람을 더 만나고 싶고 얘기를 더 나누고 싶다. 그간 혼자만 써왔던 소설을, 이제는 나누고 회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앞으로는 새벽에 개발툴을 켜는 일은 없을 것이고, 꼭 필요하지 않으면 정해진 시간내에 개발을 할 것이다. 이제는 조금 더 여력이 된다면 co-founder나 함께할 개발자도 찾고 싶다. (마침 올 여름부터 UI/UX Design Intern이 함께한다.) 또한, 이 브런치를 필두로 본래부터 꾸준히 쓰고싶던 article을 유라임을 통해 과연 어떻게 우리 삶이 나아질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기관리와 자기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지, 그 스토리를 마치 우리삶과,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설처럼 써내려 가고 싶은 것이다.


유라임을 처음 개발할 때, 내게 들려오는 많은 걱정들은 이랬다. 앞으로 AI부터 해서 온갖 자동화가 우리 삶을 점령할텐데, 어떻게 먹고사는가. 그런데 나는 이걸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다. 삶이 편해진 만큼,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에는 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전에는 많은 우상이나 존경하는 인물의 삶을 위해 전기나 책, 공부 등을 통해 스스로에게 customized되어있는 방향을 힘들게 "스스로" 잡아나갔다면, 결국 이런 customized 된 (내게 맞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AI나 자동화가 더 빨리 잡아내도록 하지 않을까. 너무 추상적이지만, 그래서 개발하는 내내 재밌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모든것이 도전이니깐.


그런 머릿속에 있던 단편적인 생각들이 지금의 소셜 자기데이터 트래킹 서비스(Social Self-tracking Service)로 이어진 것 같다. 글쎄, 아직도 머릿속에 절반도 꺼내지 않은 느낌이지만, 이런 풀스택 개발을 통해 나는 생각을 어떻게던 꺼내온 것에 큰 만족을 느낀다. 꼭 좋은 툴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정말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인터넷,특히 소셜의 세계에서 자신을 위한 소셜 활동을 하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브런치 글을 통해 어떻게 유라임으로 스스로를 동기부여 시키고, 작은 경쟁을 통해 삶을 보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그 Use-case를 적어보겠다. 마지막으로, 그간 자기관리 못하고 고생했던 내게 스스로 작은 박수를 보낸다.


p.s. 유라임 베타 시작은 6월 말로 예상합니다. 추후 브런치/페이스북 공지 등을 통해 사용방법 등의 시작을 알려드릴께요 :)


유라임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HTML5Korea/

글쓴이 메튜장 | matthew@urhy.me | http://www.matthew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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