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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May 06. 2017

드론은 어떤 방법으로 움직일까?

STUDY

드론을 수리하거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나만의 드론을 조립하기 위해서는 각 부품의 역할과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공학 분야의 집합체인 드론의 원리를 배경지식 없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 많은 전기 용어와 그 숫자들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여기 이상한 나라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모든 물리법칙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곳입니다. 그럼 이상한 나라로 이야기를 시작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여기 이상한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크기는 아주 작은 햄스터 크기인데 털은 없습니다. 이 생물은 압축공기를 들이 마시면 꼬리가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그런 생명체가 있습니다. 여긴 이상한 나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생명체에 "로타"라는 이름을 붙이고 압축공기를 로타의 입으로 불어 넣고 꼬리에 날개를 달아 선풍기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덩치 큰 로타를 이용해서는 자동차도 만들 수 있었죠. 압축공기만 이용하면 되니까요.

이상한 나라의 로타


그런데 누군가 이 로타 꼬리에 프로펠러를 달면 하늘을 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을 한 것입니다. 기왕이면 안정적으로 날 수 있도록 로타를 4마리를 쓰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꼬리에 여러 종류에 프로펠러를 달아서 얼마만큼의 공기가 필요한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이 로타도 가만히 살펴보면 종류가 제법 많기 때문에 꼬리가 빨리 돌기로 유명한 검은 로타를 4마리 실험에 협조시킵니다. 수 많은 실험 끝에
 
 - 5인치 프로펠러를 꼬리에 연결한 경우 소고기 한 근을 들어 올리는데 17 [풍류]이 필요합니다.
 - 6인치 프로펠러를 꼬리에 연결한 경우 소고기 한 근을 들어 올리는데 15 [풍류]이 필요합니다.
 
[풍류]은 공기가 흐르는 양을 표시하는 이 나라의 단위입니다. [풍류]은 당연히 공기의 압력이 크면 더 많이 흐르는데 로타에게 더 높은 압력의 바람을 넣으면 더 꼬리가 더 빨리 돈다는 사실도 이 이상한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프로펠러를 연결했기 때문에 돌리는데 힘들었는지 잘 돌지 않는 무거운 프로펠러를 연결하면 로타에게 열이 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물이 정말 있냐고요? 있습니다. 여기는 이상한 나라니까요.

로타에게 다소 비윤리적인 실험도 가능합니다. 여기는 이상한 나라니까요.


바람의 양에 따라 프로펠러의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원하는 속도를 만들기 위해서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밸브가 필요했습니다. 17[풍류]는 사실 대단히 큰 양입니다. 보통의 선풍기는 2[풍류] 정도만 로타에게 주면 강풍을 즐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특수한 밸브가 필요 했습니다. 그런데 이 특수한 밸브도 재료와 무게를 생각해 보니 한없이 좋은 밸브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로타가 17[풍류]까지 들이 마시는데, 고작 15[풍류]까지 조절할 수 있는 밸브를 달면 로타가 마시는 공기의 양을 견디지 못해 밸브는 금방 폭 쪼글아 들어 망가져 버리기 때문에 이 바람 조절 밸브에는 반드시 한계 [풍류]를 표시하기로 했습니다. 아까 실험한 로타는 17[풍류]까지 들이 마시니까 조금 더 귀한 20[풍류] 밸브 4개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풍류 밸브는 반드시 그 한계를 표시해야 합니다.


이 4개의 밸브를 어떻게 조절할 지는 나중에 고민하도록 하고 이제 압축공기를 담을 방법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이 나라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풍선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 이야기 했던 데로 17[풍류]을 만들려면 상당히 탄력 있는 고무로 만든 풍선이 필요한데 로타가 4마리가 있기 때문에 밸브의 최대 바람의 양인 20[풍류] x 로타 4마리, 즉 80[풍류]을 만들 수 있는 풍선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풍선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릿포"라는 고무로 만들어 집니다. 이 고무는 대단히 질기지만 단점이 2가지 있습니다. 풍선 내부가 끈적끈적해서 바람이 너무 빠져버리면 달라붙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풍선이 늘어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정해진 양보다 많이 넣으면 터져버리곤 한다는 점입니다. 그 양을 측정해 보니 2.8[풍압] 보다 낮아지면 달라 붙어 버리고 4.2[풍압]보다 높으면 터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풍압]은 풍선에 넣는 바람의 압력을 말하는 이 나라의 단위입니다. 그런데 이 특별한 검은 로타는 12[압력]은 있어야 꼬리를 돌린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 릿포풍선 3개를 나란히 연결해서 3s 릿포풍선 이란 걸 만들게 됩니다.

3s 릿포 풍선


이 릿포풍선은 다루기가 무척이나 까다롭습니다. 계속해서 사용하다가 3개 풍선 중 하나만 이라도 2.8[풍압]이하로 떨어지면 그 풍선이 쪼그라져 더 이상 바람이 들어가지 않아 버리거나, 풍선에 바람을 넣을 때도 3개가 나란히 연결된 상태로 바람을 넣으면 어떤 풍선만 4.2[풍압]을 넘어 터져 버리곤 했습니다. 나중에 이 문제는 풍선에 바람을 따로따로 불어 넣는 것으로 터지는 것을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이 릿포풍선도 풍선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한꺼번에 만들 수 있는 바람의 양이 60[풍류]인 것도 있고 80[풍류]인 것도 있습니다. 아마 릿포고무가 조금 다르거나 릿포풍선을 연결하는 고무호수가 충분히 튼튼하지 않아서 인가 봅니다.

이상한 나라의 두론


이상하지 않은 나라의 드론


우여곡절 끝에 우리의 상상은 3s 릿포풍선과 4개의 20[풍류]밸브, 그리고 4마리의 검은 로타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상상력의 빈곤으로 이상한 모양의 비행체가 되었지만 이 이상한 나라에서는 이것을 "두론"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두론"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눈치 체셨겠지만 우리 세계에서는 이것을 드론이라고 부픕니다. 5인치 프로펠러를 단 17[풍류]를 마시는 검은 로타는 5인치 프로펠러를 연결했을 때 17[A, 암페어: 전류의 흐름]가 흐르는 모터입니다. 20[풍류]밸브는 20[A] 변속기이고, 릿포풍선은 리포배터리입니다. 리포배터리 라벨에 써있는 3s는 3개의 배터리를 연결했다는 의미이고 크게 인쇄되어 있는 숫자는 바람의 양 즉 전기의 용량입니다. 리포배터리는 릿포풍선과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용에 똑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상한 나라에 "두론"에 대해 이해가 되셨다면 이제 드론의 복잡해 보이는 구조와 숫자들이 어떤 의미 인지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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