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GHT LOG
수많은 유혹에도 저는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처럼 홀로 Turnigy 9xr 그것도 PRO 조종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Turnigy 9xr Pro Gimbal Problem
전에도 했던 이야기지만 묘하게 싼 듯 안 이 조종기는 배터리와 TX Module까지 사면 Taranis와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형편없는 가변저항식 짐벌은 호버링을 하다가도 정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M9 Hall Effect Gimbal for Frsky Taranis Review | MUST HAVE
그러던 어느 날 인기 조종기 Taranis는 Hall Sensor를 가진 M9 짐벌을 출시했습니다.
멀티콥터의 센서 : 지자기 센서 (Geomagnetic Sensor)
Taranis 짐벌도 가변저항 방식이긴 마찬가지라 해도 Turnigy 보다 좋기 때문에 Taranis 짐벌을 교체하는 사람도 있어 M9 짐벌이라면 내 Turnigy 조종기도 다른 조종기에 꿀릴 것이 없겠고 생각을 했습니다.
Taranis 짐벌을 이식하는 개조 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Taranis나 Turnigy나 같은 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M9 짐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M9 짐벌 구매를 결심하기 이릅니다.
택배를 받고 포장을 뜯는 순간은 항상 그렇듯 그것이 간직한 어두운 미래 따위는 인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물론 모양이 전혀 다른 짐벌을 넣어야 하니 간단하지는 않으리라 막연히 집작만 했을 뿐입니다.
스로틀 스틱을 위해 스프링을 제거했습니다. 나중에 그럴 필요 없이 동봉된 스크류로 고정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잠시 얼굴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그럴 리 없어'를 수 십 번 되뇌며 혹시 처음 상태로 돌아갈 때를 대비해 사진을 찍어 둡니다. 그것이 영정 사진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따위 하지 않았습니다.
짐벌 하나를 때내고, M9 짐벌을 대충 대어 보니 가운데 떡하니 차지한 PCB 보드는 분해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안쪽에 퓨즈와 메인 스위치와 트림 버튼이 있습니다. 짐벌만 성공적으로 넣으면 나중에 다시 덮으면 될듯합니다.
가장 고민하던 짐벌 모양입니다. Taranis의 기본 짐벌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가공이 어렵지 않지만 M9는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번 개조의 가장 큰 집도가 될 것입니다.
저물어가는 이두박근을 다소 혹사시켜 들어갈 수 있도록 잘라내고
기존 짐벌보다 높이가 높기 때문에 고정을 위한 보스도 짧게 잘라냅니다.
완벽하게 들어갑니다. 이제 어려운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고 이마의 땀을 훔칠 때도 이후 어떤 사태가 따라올지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쪽 M9 짐벌도 가공합니다. 이로써 M9 짐벌은 중고로도 팔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깎으면서 몇 번이나 확인했기 때문에 새 짐벌은 제자리에 둥지에 알을 품으러 날아온 뻐꾸기처럼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예의 PCB 판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습니.... 엉?
늦게 발견한 사진 한 장. 그거 안 들어가는 거야!!! (THEY CANT FIT INSIDE!!!)
그러니까 트림 스위치 보드의 저 만큼이 새 짐벌과 겹칩니다. 기존 짐벌은 그것이 들어갈 만큼의 공간이 교묘하게 남아있습니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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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PCB 판을 자르거나 아니면 트림 스위치 따위 포기하면 됩니다. 그러고 가만히 보니 트림 스위치의 안쪽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있습니다.
트림 스위치 보드도 좌우가 대칭형입니다.
커넥터를 제거하고 전선을 반대로 연결한 다음 기판 자체를 반대로 연결해 봅니다.
전에 스위치 부분도 짐벌이 부착되는 쪽은 공간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잘라냅니다.
그래서 M9 짐벌 조립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Taranis 짐벌 개조 자료에서 이야기하듯 커넥터 배선 순서만 바꾸면 됩니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사진처럼 배선의 순서를 바꾸는 이유는 Taranis와 신호가 반대이기도 하지만 가변저항식 짐벌은 배선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 스틱의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Hall Sensor는 전혀 그렇게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사진처럼 연결하면 익숙한 무언가 타는 냄새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무섭게 뜨거워진 Hall Sensor를 만지며 한없이 창밖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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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서 가장 크게 좌절했지만 생각해보면 어차피 같은 보드를 사용합니다. 스틱을 반대로 인식하도록 있는 그대로 연결하면, 그렇게 욕심을 놓아주면 편해지는 문제였습니다.
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어 살짝 배꼽이 보이듯 대각선 양 끝은 절대로 도달할 수 없다거나
좌우가 바뀌어버린 Roll 스틱과 Throttle 스틱 같은 건 연습으로 극복하면 됩니다.
새로 바뀐 짐벌이 익숙해질 때까지 Tiny Whoop를 날리기로 했습니다.
M9 Gimbal Test
TURNIGY 9xr PRO + TARANIS M9 GIMBAL with Tiny Whoop
새 M9 짐벌은 정말 매끄럽게 움직입니다. 마치 운동화 가득 모레를 넣고 달리다가 모레를 털고 다시 달리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움직임 자체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틱의 값이 날다가 틀어져 버리곤 하던 스트레스에서 그리고 비행할 때 손끝에서 거칠게 느껴지던 '너는 Turnigy 조종기로 조종하고 있는 거야'를 상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들 극찬하는 Futaba 짐벌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Futaba 짐벌을 Turnigy에 이식할 수 있지 않을까 망상에 빠져보기도 합니다.
내 어이없는 조종기 개조를 보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이제 팔고 그만 Taranis 사세요"
"근데 그걸 누가 사!!!"
아 그리고 좌우상하가 바뀐 그런 이상한 조작법을 새로 익히지 않았습니다. 메뉴에 Mixer에서 출력값을 Invert로 해주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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