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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May 16. 2018

드론을 배우는 방법, Epson AR Simulator

FLIGHT LOG

'Creative!’
  
우리는 하루에 50,000가지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아무 생각을 하고 있을 지경입니다. 생각을 없애기 위해 수련을 거듭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끝없이 생각하는 거대한 뇌를 가진 우리는 생각들을 분류하는 그림 놀이도 하곤 합니다.] https://kr.vonvon.me/


생각하는 일을 그만둘 수 없을 바에야 어떤 생각들이 창의적일까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로 창의력을 정량화 하는 실험들이었죠.] TED.com


학자들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가장 멀리 떨어진 서로 다른 생각들이 뉴런으로 길고 아슬하게 연결되었을 때 창의적인 해답을 얻는다는 것이죠. 그 거리가 멀면 멀수록 창의적이라고 말입니다. 

[드론은 다양한 공학 분야가 모여서 비행을 합니다.] https://www.dji.com/


그래서 이미 드론은 충분히 창의적인 물건이지만 이제는 어린이 교육에나 동원할 ‘Creative’라는 단어를 꺼낸 데는 멀리 떨어진 새로운 기술이 겹친 신문물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Epson AR Flight Simulator입니다] https://moverio.epson.com/




세상을 속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입니다. 눈앞에 모니터 2개만 넣으면 되거든요. 물론 머리를 움직이는데 화면이 늦게 따라올 때 생기는 괴리감 때문에 두통과 멀미를 일으키기도 하지지만 점차 발전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VR 셋 Oculus Go을 소개했습니다.] https://www.oculus.com/go/


그래서 세상과 가상을 섞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은 VR처럼 세상을 속이는 대신 세상에 가상을 넣어 더 넓은 세상으로 만들어 줍니다.

[AR의 개념은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드래곤볼에서도 적의 전투력을 살필 때 유용한 기술로 소개했습니다.] http://tupclip.com/


최근엔 중국 공안이 범죄자를 찾는데 사용한 기술이기도 하지만 이 AR 장비는 생각보다 가까운데 이미 실용화 되었습니다.  

[엡손 모베리오 BT-300입니다.] http://www.epson.co.kr/


오래전부터 HMD(Head Mount Display)를 개발해온 엡손(Epson)의 AR 모베리오 BT-300은 전투력 측정이나 국가 공권력 강화에 사용하기보다 드론 비행에 사용을 선택했습니다. 지극히 평화적이죠.

[모베리오 BT-300은 드론과 만났을 때 막강한 성능을 보입니다. 드론의 화면과 드론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장치는 BT-300이 거의 유일합니다.]


 그런데 이 신세계를 사용하려면 일단 모베리오 BT-300과 드론이 있어야 하는 금전적인 압박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우선 드론 날리는 방법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https://ko.wikipedia.org/




기왕에 배우는 드론, 모베리오 BT-300와 DJI의 드론이라는 최고급 조합으로 시작합시다.

[이제는 조종기와 BT-300 본체를 고정하는 브라켓도 있습니다. 완전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베리오 BT-300과 DJI의 드론까지 준비했어도 하늘을 누리기엔 이릅니다. 2차원의 평면을 달리는 자동차도 시험을 통해 자격을 검증 받아야 하는데 전후좌우 2차원에, 상하 1차원이 더해진 3차원을 날아야 하는 일에 충분한 수련 없이 도전하는 건 무식을 동반한 씩씩함이라도 무모합니다.

[드론은 4개의 바람을 가르는 회전하는 칼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험하죠. 얼마나 위험한지 연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Image courtesy of Virginia Tech.


연습 없는 비행은 드론 아니면 나, 더 나쁜 경우 둘 다 망가져 버립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잘 망가지지도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도 않는 미니드론을 선호하지만

[모베리오 BT-300에 USB에 OTG 영상 수신기를 이용하면....]


남은 경제력과 쿠폰 신공과 가족의 평화를 위한 하얀 거짓말을 연금해 마련한 고급진 DJI 드론 말고 미니드론에 영상 수신기까지 더 사라는 건 너무 잔인합니다. 그러니 드론을 배울 다음 선택지는 자연히 시뮬레이션이 됩니다.

[그래서 DJI는 자사의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준비했고]


[드론 조종 프로그램인 DJI Go 4앱의 Academy를 통해서도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도 쉽게 조종이 가능한 것으로 유명한 DJI 드론은 시뮬레이터로 손가락과 멘탈을 강화하고 나면 즐길 준비가 끝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엡손의 ‘Creative’가 빛을 발합니다. AR기술과 드론 시뮬레이터를 결합하는 거죠.  

[이름도 앱의 특징을 명확히 밝힙니다. ‘AR 비행 시뮬레이터’ 입니다.] https://moverio.epson.com/


사실 모베리오 BT-300은 내장된 센서와 전방의 카메라로 글라스 넘어 세상과 화면을 겹치기 최적의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용 앱스토어는 기기의 특성을 모두 살릴만한 앱들이 부족하고 대부분 한정된 화면 안에서 벋어나지 못하죠.
 

[모베리오 BT-300은 한정된 화면 크기를 가집니다. 멀리 바라볼수록 배경과 크기를 비교하기 때문에 더 큰 화면으로 느껴지지만 그래도 화면 크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센서가 BT-300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고 바라보는 방향에 확장된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화면 크기의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요?

[한정된 화면 너머는 볼 수 없다구요? 그쪽을 바라보세요.]


화면 크기의 제약을 넘어선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Epson AR Flight Simulator는 화면의 자유를 얻은 BT-300으로 드론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앱입니다.

[드론이 날아가는 방향을 바라보면 거기 항상 드론이 있습니다.]


다른 시뮬레이션이 화면 안에 드론을 가둬두어야 했다면 Epson AR Flight Simulator은 화면을 넘어 어디든 자유롭게 비행하는 가상의 드론을 선물합니다. 




[드론 조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부착했던 제 4의 눈 스티커는 Epson AR Flight Simulator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AR이니까요.]


Epson AR Flight Simulator의 사용 방법은 DJI GO 4 보다 간단합니다. 다운 받은 앱을 실행하고 화면에 나오는 지시를 따르면 됩니다. 새로운 앱을 처음 동작 시킬 때는 항상 설레죠. USB로 BT-300과 조종기를 연결하세요. 

[우선 프로펠러를 제거합니다.]


Epson AR Flight Simulator가 드론의 모터를 동작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지만 혹시 모를 이상 동작으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프로펠러를 제거합니다. 

[이제 드론의 전원 버튼을 동작시켜 조종기와 드론을 연결합니다. 경쾌하고 익숙한 멜로디가 반깁니다.]


그리고 ‘그래, 알았다 (OK, I GOT IT)’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잠시 선택 장애를 겪지만, 모르면 일단 첫 번째 메뉴를]


[그럼 눈앞에 DJI의 매빅이 나타납니다.]


거기 없다면 옆이나 등 뒤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튼 나타납니다. 안 보인다면 화살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세요. 회전 기능이 있는 의자를 추천합니다.
  
이제 왼손으로 만져지는 C1 버튼을 누르면 가상의 매빅이 프로펠러를 돌리며 호버링을 시작합니다. 오른손의 C2 버튼으로 언제든 먼저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이라도 드론 비행은 언제나 떨립니다.]




[현실의 드론은 여기 있지만]


[가상의 드론은 이렇게 보입니다. 마치 드론의 영혼이 빠져나온 듯 보이기도 합니다. 영적인 체험입니다.]


단순히 화면을 겹치는 것뿐만 아니라 오른쪽과 왼쪽의 눈에 각각 다른 각도의 사물을 보여줍니다. 3차원으로 보이는 매빅입니다. 손으로 잡히지 않는 가상의 매빅은 바닥에 냉각핀까지 퍽 정밀하게 모델링 되어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의 특징은 언제 어디서든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기왕이면 밖에서 시험해 봅시다. 드론은 바깥에서 날려야 제 맛이듯 가상 드론도 밖에서 날려야죠.

[비행만 연습할 수도 있지만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고리를 통과해도 좋습니다.]


[밖에서 날리면 가상이 현실과 더해져 도전의식을 불사릅시다. 공원 한 복판에서 이성의 끊을 놓고 소리를 지르는 일은 삼갑시다.]


[조종이 익숙해지면 도전해 볼만한 사탕을 수집하는 모드도 있습니다.]


[왜 하늘에 사탕이 있는지 근원적인 문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는 증강현실이니까요.]


시뮬레이션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날릴 수 있으니까 꼭 실내에서만 날리지 않아도 됩니다. 가상의 드론은 비에 졌지 않습니다. 나는 졌습니다. 아 조종기도 졌겠군요.




Epson AR Flight Simulator은 비행을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따위 쿨하게 지원하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조종기의 스틱 두 개만 반응합니다. 하지만 다른 편의 기능을 썼다간 드론 조종을 배우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죠. Epson AR Flight Simulator는 군더더기를 제거한 담백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선택 메뉴의 마지막인 Settings에도 속도 단위를 바꾸는 일과 이런 저런 License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영어 독해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읽어보도록 합시다.)]


Epson AR Flight Simulator를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우와이 이거 뭐 뭐죠?”
라며 한참을 날려보다가
아 드론 이렇게 조종하는 거군요
  
하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과
  
우와이거 뭐지매빅 이네
라며 한참 날려 보다가
프로펠러가 너무 천천히 도는데 반응도 좀 느리고 또.”
  
라며 난 내 진짜 드론을 날릴 꺼라며 넓은 비행 공역을 찾아 떠나는 사람으로 구분 됩니다. 하지만 모두 AR이라는 독특한 경험과 드론 조종이라는 전에 없던 조합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드론의 세찬 비행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이어폰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추력에 따라 달라지는 프로펠러의 소리도 조종에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프로펠러가 만드는 세찬 바람도 없습니다.]


충분하지 못한 화면 프레임 때문에 드론의 움직임이 둔하게 느껴지는 점도 쾌적한 비행을 방해합니다. 매빅은 충분히 좋은 드론이고 다른 드론을 날린데도 비행이 달라질리 없지만 다른 드론은 선택할 수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시뮬레이터에서라도 이런 드론을 날려 보고 싶어요. 크흑] https://www.dji.com/kr/


비싼 DJI 드론을 가지고 있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섭섭하지만 시뮬레이터를 위해 드론을 동작시켜 조종기와 연결해야 하는 점도 아쉽습니다. 조종기만 연결해서 즐길 수 있다면 더 간편할 텐데요. 모든 시뮬레이터가 그렇듯 실제 조종감도 현실과 다소 떨어집니다. 
  
그러나 모든 시뮬레이션이 가진 공통적인 단점을 빼면 Epson AR Flight Simulator에서 찾을 수 있는 아쉬운 점은 AR이라는 강점 앞에서는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소소한 단점 따위 업데이트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기본 기능만으로 비행하는 드론은 정면을 보면 전진과 좌우 움직임이 반대가 됩니다. 의외로 배우기가 어려운데 이것을 익히는 데는 시뮬레이션 보다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이미 드론으로 비행을 즐기고 계신 분들에게 Epson AR Flight Simulator는 시큰둥한 앱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막 드론으로 전에 없던 하늘에 도전하는 분들에게는 꼭 설치해야 하는 시뮬레이터입니다.
  
다른 시뮬레이터도 있는데 왜 Epson AR Flight Simulator냐구요? 무료앱이거든요. 이것 하나만으로 안 해볼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요?




이 리뷰는 Epson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움주신 관계자 여려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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