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드론이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바람을 맞아 연을 날리던 손은 드론 조종기를 잡았고 덩달아 우리의 지갑도 훨훨 나는 드론과 함께 날아갈 듯 가벼워졌지요. 하지만 드론이 극적으로 우리 생활을 바꾼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의외로 고민이 깊어집니다.
[드론은 처음부터 전쟁 도구로 시작되었지만 이런 드론은 진짜로 만나지 않았으면 하고]
[드론이 로켓보다 빠른 배송을 약속했지만 이제야 겨우 승인을 얻어 가고 있고요.]
물론 드론 덕분에 새로 생긴 것 말고 사라진 것은 있습니다.
[항공 촬영을 위한 헬리콥터는 이제 거의 만날 수 없지만]
대신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하늘에서 출연자들을 내려다보는 전에 보기 힘든 장면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하지요.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화면에는 촬영한 드론은 등장하지 않는 법이지요. 이런 드론도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한적한 공원에서 작은 장난감 드론을 날리면 드론은 처음이라며 관심을 가지는 분들을 만나곤 합니다.
하지만 드론이 바꾼 풍경이 있습니다.
[농업입니다.]
농업의 고된 일에 드론이 사용된 것은 퍽 오래된 일입니다. 특히 농약을 살포하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들고 위험한 작업입니다. 드론이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지요. 특히 드론의 프로펠러 아래로 뿜어져 나오는 바람은 농약을 살포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상업용 드론의 80%는 농업용 드론이 될 거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드론 덕분으로 농약을 직접 살포하는 일이 더 흔해졌고 농약뿐만 아니라 씨앗을 파종하는 일부터 작물이 얼마나 잘 자라고 있는지 모니터링까지 드론이 대신하기 시작했지요. 국내 많은 드론 회사들이 농업용 드론 개발에 힘쓴 덕분입니다.
드론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드론 대기업 DJI도 농업용 드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DJI의 대표적인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 MG-1입니다.]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농업용 드론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DJI 지만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서 농업용 드론을 만나지는 못했지요. 그러나 DJI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농업용 드론이 등장했습니다.
항공 촬영용 드론이나 액션 카메라같이 즐기기 위한 제품으로 언제나 메인을 장식하던 DJI 홈페이지에 새로 등장한 드론은
[아그라스(AGRAS) T16입니다.]
이 드론은 모터와 모터 사이의 대각선 길이가 1883mm나 되는 대형 드론입니다. 프로펠러까지 펼치면 어른 키를 훌쩍 넘는 크기입니다. 모터와 프로펠러도 6개나 되는 헥사 콥터지요. 특이하게도 전방의 3개의 프로펠러가 조금 더 높이 위치합니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DJI 드론의 특기인 접히는 팔은 당연하고요.
[모터 크기도 손바닥만 합니다.]
최대 5km(FCC 기준)까지 비행하는 이 드론의 비행시간은 10분에서 18분까지입니다. 1280×960px 해상도에 30 fps까지 촬영하는 카메라는 110도 너비의 광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카메라에 안정적인 영상을 위한 짐벌은 없습니다.
[어쩐지 DJI의 보급형 드론, 매빅 미니보다 아쉬운 사양인 듯 보이지만]
농업용 드론은 판단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작업은 짧을수록 좋으니까요. 오래 날아봐야 힘만 더 듭니다. 그래서 농업용 드론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얼마나 많은 양의 농약을 얼마나 넓게 살포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그래서 T16이라는 이름의 16은 탑재할 수 있는 농약의 양을 의미하지요.
[아그라스 T16의 분사 탱크는 16리터입니다.]
DJI의 농업용 드론 MG-1을 포함해 많은 농업용 드론의 탱크 용량이 10리터인 것을 보면 아그라스 T16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탱크 용량이 커진 만큼 분사 너비는 6.5m입니다. 1분에 4.8리터까지 분사할 수 있습니다. 16리터 탱크라도 4분이면 모두 비워 버릴 수 있지요.
[아그라스 T16은 이 강력한 분사 능력으로 한 시간에 10헥타르 (0.1제곱 킬로미터, 30250평)의 농장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5km의 비행 거리가 과하게 느껴지는 성능입니다. 아그라스 T16은 넓은 범위에서 세심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사고를 피하기 위한 준비도 철저합니다. 먼지는 당연하고 1m 깊이의 물속에서도 끄떡없는 방수 성능 IP67 등급의 구조에
[움직임과 압력 그리고 위성 센서는 모두 2개씩 탑재되어 있습니다.]
센서 오작동에 의한 사고도 줄어듭니다. 장애물 회피 기능도 다른 드론과 다릅니다. 장애물 센서가 많은 게 자랑인 다른 드론과 달리 360도 모두를 인지하는 DBF(Digital Beam Forming) 이미징 레이더를 사용합니다.
[아그라스 T16은 지금 내가 어디를 어떻게 날고 있는지 3차원으로 이해합니다.]
이런 능력은 평지를 넘어 경사진 밭에서도 안전하게 비행할 뿐만 아니라 높낮이가 다른 과수원의 나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관리가 필요한 나무에만 정확하게 살포하지요.]
이 복잡한 비행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아그라스 T16은 한걸음 더 나아가 팬텀 4 RTK와 함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팬텀 4 RTK가 지형 정보를 수집하고 DJI 테라가 지형을 모델링 한 후에 인공지능이 작업을 계획합니다. 이렇게 준비된 작업 데이터는 DJI 농업 관리 플랫폼으로 작업 인원과 관리가 진행됩니다.]
아그라스 T16의 자동 비행은 이런 철저한 준비 후에 섬세하게 이루어집니다.
물론 아그라스 T16은 항공 촬영용 드론처럼 쉽게 지갑을 열어 구입할 가격대의 드론이 아닙니다. 투자로 접근해야 하는 드론이지요. 그래서 드론의 가격보다 운용 비용에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른 드론과 마찬가지로 아그라스 T16도 다양한 소모품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까요. 특히 가장 부담스러운 소모품은 배터리입니다. 17,500mAh 용량의 대형 배터리를 잘못 관리해서 몇 회 사용하지 못하면 드론의 가격이 직접 농약을 살포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걱정 없습니다. 적정 온도와 전압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인텔리전트 배터리는 DJI가 가장 잘 하는 것 중에 하나니까요.]
사실 아그라스 T16이 국내 소개된 것은 작년 10월입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올해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지만 말이지요. 그래서 아그라스 T16은 새로운 드론은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2018년에 처음 소개되었으니 2년이나 늦은 드론입니다. 덕분에 아그라스 T16은 중국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드론인 셈이지만 그보다 높은 사양의 농업용 드론은 없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그라스 T20입니다.]
그냥 보아서는 아그라스 T16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든데 모터와 모터의 대각선 길이도 1883mm로 같습니다. 모터도 동일하지요. 하지만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용량이 다릅니다. 아그라스 T20은 20리터의 탱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사 범위도 0.5m 더 넓은 7m입니다.]
분사량도 분당 6리터로 아그라스 T16의 4.8리터 보다 큰데 분사 노즐과 연결된 4개의 파이프가 독립적으로 제어됩니다.
[분사량을 따로따로 감지하고 제어합니다.]
이 기능은 7m의 넓은 범위도 고르게 살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달라진 점은 더 있습니다. 당연히 아그라스 T20도 IP67의 방수로 보호받지만 보호받는 센서는 더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아그라스 T20의 작업 환경을 분석하는 레이더입니다.]
이 레이더를 통해 보는 아그라스 T20의 작업 공간은
[우리가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더 발전한 센서는 단순히 작업하는 데만 사용되지 않습니다.
아그라스 T20의 다른 점은 조종기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후속 모델인 만큼 DJI의 최신 조종기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더 정밀한 센서가 추가되지요. 아그라스 T20은 T16이 보여준 통합 시스템 보다 정교합니다.
[단순히 작업 계획과 관리가 아니라 작물의 성장 차이를 분석해서 관리합니다.]
단순히 농약을 뿌리는 드론이 아니라 작물을 관리하는 농업 솔루션이 됩니다. 아그라스 T20은 국내에도 출시하지 않은 최신형 농업 드론인 만큼 조종기 역시 DJI 스마트 컨트롤러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더해 고정밀 위치 센서와 네트워크 장치 그리고 외부 배터리는 확장이 가능합니다.]
이 조종기는 아그라스 T16과도 호환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아그라스 T16의 무게는 42kg나 되고 아그라스 T20도 47.5kg이나 되는 드론이라 가벼운 촬영용 드론을 조종해 본 경험만으로 날릴 수 없습니다. 12kg 이상 무게가 나가는 드론은 별도의 승인과 자격이 필요합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종이나 농약 살포 업체가 사용하거나 지자체 지원 없이는 쉽게 지갑을 열어 구매할 수 없는 드론입니다. 보조금도 꼼꼼히 확인해 봐야지요.
[아그라스 T16 덕분에 MG-1의 가격이 훨씬 저렴해 진점은 다행인지도 모르겠네요.]
아그라스 T16으로 DJI는 농업용 드론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려는 모양입니다. 상업용 드론은 가격만큼 빠른 AS가 중요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만나는 DJI 농업 드론도 빠른 지원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AS를 받을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DJI AS 예약은 지금도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바퀴 없는 택시가 건물 사이로로 비행하는 미래보다는 논밭 위로 호버링 하는 드론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상업용 드론에 농업용 드론이 차지하는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줄어들어도 수요는 줄어들지 않으니까요. 환경 변화도 농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작물의 생장을 모니터하고 정밀하게 측정된 농약과 비료를 사용할 수 있는 농업용 드론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더 많은 드론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FPV미니드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3584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