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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Feb 07. 2022

와인 코르크 프로젝트: 냄비 받침이 되어라

Daddy's Toy Workshop


우리는 음식을 먹어야 하고 음식은 술과 함께 할 때 맛있습니다. 그래서 와인은 항상 가까이 두어야 하지요.

https://m.blog.naver.com/smoke2000/221914833473

매일 밥을 먹는 것에 맞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코스트코의 대형 팩 와인과 일관적인 공급을 위해 와인 냉장고 하나를 몽땅 이 와인에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또 생긴 건지



와인 마개가 잔뜩 쌓였습니다. 나는 마신 기억이 없는데도 말이죠. 마시고 기억을 못 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냥 버리기 아까워졌습니다. 기억할 수 없는 와인의 기억을 그냥 버리는 거 같아서요. 그래서 이 와인의 기억을 어디 쓸데가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닥에 펼쳐보기도 하고 나란히 세워 보기도 하면서요.



코르크도 크기가 모두 다릅니다. 일단 키를 맞추고 어떤 배열이 예쁜지 맞춰봅니다.



와인도 한 잔 마시면서요.



너무 많이 마셔 판단 능력을 잃어버리기 전에 가장 맘에 드는 배열을 선택하고



노끈으로 연결할 구멍을 냅니다. 노끈을 어떻게 저 구멍에 넣어 끼울지 고민을 하다가 좋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노끈에 순간접착제를 바르면 금방 딱딱해지거든요. 그래서 노끈 매듭을 고정할 때 순간접착제로 마무리하고는 했어요. 접착제가 굳고 나면 끝이 뾰족해지도록 가위로 자릅니다.



이제 바늘 없이도 노끈을 코르크에 꾈 수 있습니다.



이제 아까 고민했던 모양으로 노끈을 끼우고



마지막 매듭은 순간접착제로 고정합니다.



길게 나온 코르크는 사각형이 되도록 잘라주고요.



이렇게 쓰레기통으로 사라질 운명의 코르크 마개는 냄비 받침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1JYihamuVAo


사실 집에 냄비 받침은 몇 개나 있지만



예쁘잖아요. 어쩐지 이 받침 위에 올라가는 라면은 와인 향기가 날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아이들은 어느 시장의 짚신 같은 수공품을 가져왔나고 하고, 어쩐지 다이소에 가면 이보다 예쁜 냄비 받침이 1000원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코르크 받침은 그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이 받침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와인을 마셨겠어요.




그런데 아직 와인 코르크 마개가 엄청 많이 남아 있습니다. 냄비 받침을 만드는 사이 몇 개나 숫자가 늘어나기도 했고요. 와인 코르크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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