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요 몇 주간 드론계의 호사가들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 도넛형 (toroidal) 프로펠러였어요.
날개 대신 고리로 이루어진 프로펠러입니다. 출처는 MIT였는데 논문까지는 아니고 2장짜리 짧은 보고서였습니다.
보고서에는 더 많은 양력에, 특히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주장하는데 그 외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습니다. 이후에 ‘MIT는 우릴 바보로 하냐! (MIT thinks you’re STUPID)’며 이 짧은 보고서와 관련 동영상을 비판하는 영상이 속속 등장했는데 그 사이에 직접 해보자며 도넛형 프로펠러의 3D 도면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저도 냉큼 출력했지요. 극적인 소음 감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소음 감소가 기대됐거든요. 프로펠러는 날이 바람을 가를 때, 그리고 그 바람이 날개를 따라 밖으로 밀려날 때 끝에서 발생하는 와류에서도 소음이 발생합니다.
물론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날개가 매끄럽지 않아 바람을 가를 때 소리가 증가할지도 모르지만 양력을 만드는 날개 면적이 넓으니 더 낮은 속도에도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와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개 끝이 다음 날개로 연결되어 있어 여기서 소음 감소를 기대할 수도 있고요.
같은 크기의 같은 피치의 프로펠러가 준비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69
일반 프로펠러와 도넛형 프로펠러를 위해 같은 배터리를 동시에 병렬 충전했습니다.
드론은 익숙한 카레아레아 TT 모델이고 소리는 인스타GO360에서 녹음했습니다. 소음을 데시벨 dBA로 측정하면 좋겠지만 신뢰할 만한 측정기도 없고 중요한 건 사람이 듣기에 조용하게 느껴져야 하니까요. 숫자로 설명하기 힘든 것도 있지요.
날이 조금 따듯해지기를 기다렸다가 한적한 공원에서 시험해 봤습니다. 호버링과 상승할 때를 비교하기로 하고요. 그런데
비행 불가입니다. 이 도넛형 프로펠러는 조금만 상승해도 휘청하다가 뒤집힙니다. 시험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내가 출력을 잘못했나 고민하다 프로펠러가 너무 무거운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민감하게 움직이는 드론은 빠르게 균형을 잡아야 해서 모터도 민감하게 움직이거든요. 이 민감함에 비해 프로펠러가 너무 무거웠던 거죠. 실제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네요.
크게 무게가 줄어들지 않겠지만 급히 좀 더 작은 크기에 도넛형 프로펠러를 준비했습니다.
물론 같은 크기의 일반 프로펠러와 비교해 봐야지요.
프리스타일 비행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소리를 녹음할 정도는 됩니다. 하지만 둘의 소리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지도 않아요. 이대로 도넛형 프로펠러는 우리를 바보로 만들었구나 결론을 낼까 하다가
실내에서 날려보기로 했습니다. MIT도 시네우프 드론에 적용할 수 있겠다고 추천하기 했으니까요.
이번엔 드론에 달린 마이크와 한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동시에 녹음을 했습니다. 어쩌면 이 소리를 감성적으로 비교한 결과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제겐 도넛형 프로펠러가 더 시끄러웠습니다. 음압(Sound pressure)를 떠나서 더 거친 소리입니다. 옆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일반 프로펠러가 더 조용하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도넛형 프로펠러를 더 가볍게 만들거나 더 매끈하게 만들면 MIT가 주장한 데로 더 조용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게 극적으로 줄어들 것 같지는 않아요. 바람을 가를 날개가 일반 프로펠러보다 많은데 거기서 발생하는 소음도 만만치 않을 거 같거든요.
어딘가의 중국 공장에서 이 프로펠러를 만들어 판다면 전 분명히 사서 날려볼 테지만 그때까지 이 도넛형 프로펠러는 서랍 구석으로 쫓겨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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