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빙그레 꽃게랑은 짭짤한 오리지널 맛, 간장게장 맛, 불짬뽕맛 그리고 문제의 와사비 맛이 있습니다. 꽃게랑도 충분히 맛이 있지만 여기에 여러 맛이 더해진 다른 제품을 보면서 궁금증이 부풀었습니다. 그냥 꽃게랑에 그 맛을 더하면 꽃게랑 시리즈와 같은 맛이 날까 하는 거죠. 프라이드 키친에 양념을 바르면 양념치킨이 되듯이요.
하지만 간장게장 맛을 구현하기 위해 간장을 넣거나 짬뽕 맛을 내기 위해 짬뽕 국물에 찍어 먹는 건 꽃게랑의 바삭한 식감을 해칠 것이 분명하니 쉬이 도전하기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리지널 꽃게랑, 와사비맛 꽃게랑 그리고 와사비입니다. 와사비는 아끼는 삼광 제품입니다.
기준이 될 와사비 꽃게랑을 먹어 보았습니다. 알싸한 매운맛과 이어 따라오는 단맛이 와사비의 풍미를 잘 표현합니다. 라면계의 이단아 짜파게티를 생각나게 합니다.
색상도 와사비의 밝은 녹색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딘지 매운맛을 품고 있다는 의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문제의 오리지널 꽃게랑에 와사비를 더합니다.
맛있습니다! 짭짤한 꽃게랑과 와사비는 원래 잘 맞는 조합이었습니다. 처음엔 짭짤하게 시작해서 바삭한 식감과 함께 매운맛에 이어 와사비 특유의 단맛이 따라옵니다.
맛있습니다. 정말로요. 프라이드를 양념치킨 소스에 찍어 먹을 때의 울림이 있습니다.
다만
똑같아요. 와사비맛 꽃게랑 하고요. 귀찮게 뭐 하러 꽃게랑에 와사비를 찍어 먹나 그냥 와사비맛 꽃게랑을 먹고 말지 싶은 그런 맛입니다. 게다가 저 와사비 비쌉니다. 꽃게랑에 찍어 먹기에는 아무래도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오리지널 꽃게랑을 먹다가 갑자기 와사비맛 꽃게랑을 먹고 싶다면 유용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저는 아마도 와사비맛 꽃게랑 이상의 무엇을 바라고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무언가 개운하지 못한 결론을 얻고는 이제 될 대로 되어라 싶은 생각이었나봅니다.
와사비맛 꽃게랑에 와사비를 발라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맛은 맵고 저 멀리 단맛과 짠맛이 숨어 있는데 맵습니다. 그냥 매워요.
비교 군으로 시험에 참가한 아들은
'아 매워!!!'라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아끼던 이케아의 비장의 명란마요 소스 '칼레스'를 꺼냈습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180
짭니다. 단맛도 고소한 맛도 모두 덮고 그냥 짭니다. 물론 감칠맛과 함께 비린 맛이 따라옵니다. 꽃게가 살던 빙그레 아니 대양을 연상하게 합니다.
비교 군으로 시험에 참가한 아들은 '아 짜!!!'라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될 때로 되라며 고추장과 된장을 꺼내려는 나를 말리는 아내를 보며 불현듯 간장게장 맛을 못해도 불짬뽕맛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짬뽕 라면 스프를 사용한다면 말이죠.
스프를 빼앗긴 라면 사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와사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건 또 무슨 꽃게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