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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Jul 24. 2023

언제나 배터리 문제

MAtt's Toy Workshop

자동차에서 쓰려고 USB로 충전하는 작은 진공청소기를 샀습니다. 비슷한 제품을 책상에서도 쓰는데 먼지 날리는 취미 덕에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거든요. 


요즘은 중국에서 주문해도 5일 안에 배송이 가능합니다. 약속한 5일을 지키지 못하면 1불짜리 쿠폰을 주기도 하죠. 마동석 님이 세상 스윗한 미소로 보증을 해줍니다.  



5일을 한참 넘겨 도착한 진공청소기입니다. 쓰고 있는 제품에 1/4 가격이라서 어딘지 만듦세도 저렴한 건 그렇지만 아무리 충전을 해도 잠시 돌아가는 척하다가 죽어버립니다. 잠시라도 동작하니 모터나 제어부는 문제없고 배터리 문제인가 봅니다. 



조심스럽게 분해한 내부는 참 단출합니다. 간단한 제어 보드, 모터 그리고 문제에 배터리뿐입니다. 



3.8V 리튬이온배터리를 직렬로 연결했습니다. 하나는 3.4V 다른 하나는 0.8V밖에 나오지 않네요. 아마 운송 중에 버튼이 눌려 과방전 되었나 봅니다. 방전 방지 회로가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이런 부품 가격보다 환불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계산에서 겠죠. 



제품을 받을 때 실망 따위는 계산에 넣지 않은듯합니다. 



조심스럽게 전선을 제거합니다. 



마침 더 큰 용량의 18650 배터리가 있어서 이걸로 바꿔줄 생각입니다. 



스폿 용접이 되어 있어 납땜으로는 안될 것 같지만 표면을 줄로 갈아주면



납땜이 가능해요. 솔더링 페이스트 같은 것이 있으면 훨씬 잘 되지만 없어도 될 정도입니다. 



불행히 저의 인두는 무연납을 써야만 하는 시대 이전부터 사용하던 거라 '아우 C! 되게 안 붙네!'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붙여서 원래 수축 필름 안에 넣었습니다. 



저렴한 구조지만 스크류 2개와 후크 만으로 고정합니다. 스크류가 들어가는 자리를 고무 손잡이로 가립니다. 저렴하지만 효율적인 설계입니다. 



그러면서도 대체 무슨 역할을 할 거라고 이런 카본 스펀지를 넣어주었는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할 솔을 쓰려면 이렇게 긴 봉을 끼워야 합니다. 가뜩이나 약한 청소기에 먼지가 올라오다 지쳐 떨어질 거 같은 모양입니다. 결합부를 조금만 바꾸면 될 일인데 이 청소기 설계자는 의기양양하게 설계를 시작하다가 야근에 지쳐 적당히 설계를 마무리한 거 같아요. 저도 적당히 잘라서



이렇게 짧게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잘 돌아갑니다. 먼지를 빨아올리기보다 솔로 긁어 튀어 오른 먼지가 올라온 김에 빨려 드는 듯해요. 그래도 간편하게 슥슥 문지르면 금세 깨끗해집니다. 


https://youtu.be/4QcV427qLr4


USB 전원이 보편화되면서 18650 리튬이온배터리가 표준 전원이 되고 있어요. 1회용 건전지 보다 훨씬 비싸지만 충전을 할 수 있으니 환경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물론 이렇게 원가를 아끼겠다는 허술한 설계는 결과적으로는 환경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남기겠지요.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스마트폰도 배터리를 교환하는 구조로 돌아가는 법안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스마트폰도 그렇지만 18650 배터리도 교환이 가능한 구조로 가는 건 어떨까요? 그럼 제품도 더 저렴해지고 배터리도 더 안전하게 유통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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