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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Jul 10. 2023

아크릴 조명 만들기

MAtt's Toy Workshop

아내가 


'오다 주었다. 만들어봐라.'


면서 상자를 던져 주셨습니다. 



포장 안에는 USB의 힘으로 불이 켜지는 받침과 끝이 뾰족하고 단단한 철필이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 예쁘지만 그다지 개성은 없는 도안이 있습니다. 




받침에 기울 아크릴 판이 있습니다. UBS 커넥터 보다 훨씬 큰 스위치를 켜면 아크릴 판이 그럴듯하게 빛을 냅니다. 



도안을 아크릴 판에 대고 철필로 홈을 파면 그 길을 따라 빛이 나는 그런 장난감입니다. 철필로 그림을 그리는 걸 즐기는 거죠. 



불을 켜고 선을 그으면 선을 따라 빛이 나는 게 무척 재미있거든요. 작고 반짝이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상남자인 제게 도안 따위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상남자는 연습 없이 한방에 그리는 겁니다. 나무입니다. 품종은 모릅니다. 그냥 그립니다. 이제 지겨워졌어라는 마음이 들 때까지 그리면 됩니다. 



LED를 켜니까 제법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면 도안 따위 무시한 상남자의 뜻이 꺾일지 모르기 때문에



지난번 타이타닉을 병에 넣을 때 사용하고 남은 이끼를 붙여 줍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267



마르면 투명해지는 목공 풀로 촘촘하게 이끼를 붙입니다. 



이끼가 덮인 벽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거든요.



아크릴에 크기에 맞춰 이발도 해줍니다. 설마 더 자라지는 않겠죠.



가까이 보면 비현실적인 장소 같은 기분이 들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잎이 가득한 나무처럼 보입니다. 



열심히 키우는 플라스틱 화분들 사이에 두었습니다. 살아 있는척하는 것들 사이에 신비로움이 더해졌습니다. 

https://youtu.be/LZu4YZW4-rc


다음에는 시간에 맞춰 켜지고 꺼지는 USB 타이머라도 만들어 달아 주어야겠어요. 

화분이 자라지는 않더라도 흐르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세상 재미있게 읽는 방법: 4차 혁명 표류기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40429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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