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Book Workshop
AI를 강력한 생산성 도구로 바라보기에는 AI와 함께 다가온 변화의 파도가 생각보다 거대하고 그대로 맞이하기에는 너무 강하다. 해안선의 모습을 완전히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필자가 영어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필자의 영어 실력이 AI보다 뛰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것이 AI가 가져올 변화의 이야기를 더 이상 미루면 안 되는 이유다.
이번 달에도 필자는 두 아이의 영어 학원비를 지출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이 파도는 해일이다.
새 책을 출간했습니다. 최근 쏟아지는 AI 책들에 또 한 권을 추가했어요. 다른 관점에서 AI를 바라보자는 기획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기획서를 받았을 때가 작년 2월 초였고, 제 퇴고는 지난 9월이었으니까 저로서는 정말 짧은 기간에 집필을 끝낸 책입니다. 하지만 AI의 빠른 발전만큼 제게도 큰 영향을 준 글쓰기였습니다.
처음 기획은 자영업자에게 어떻게 AI를 활용하면 좋을까 소개하는 책에서 시작했어요. 일하는 데 도움이 되는 AI 툴을 많이 알고 있으니까 가이드북처럼 팁을 알려주는 책도 재미있을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가 다른 사람에게 자영업을 설명할 만큼 도전해 본 경험이 없었다는 거죠.
책의 프롤로그에도 이야기하지만 AI 책은 2023년을 기준으로 논조가 바뀝니다. 이전에는 AI의 원리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았어요. 알파고 충격에 AI는 CNN을 중심으로 사물 인식을 이용한 생산성 도구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챗GPT가 등장한 2023년 이후 책은 2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일주일에 몇 개씩 쏟아지는 AI 툴들을 소개하는 책과 AI가 이끌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는 책들입니다. 끝없이 등장하는 AI 기술에 전자는 조금씩 사라졌고, AI 디스토피아는 책에서 인터넷을 거쳐 뉴스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도 원고의 중간을 마칠 때까지도 AI가 이끌 미래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를 쓰고 있었죠.
프롤로그
[1부 일의 종말]
1장 AI라는 신입사원
사라지는 일자리, 변하는 직업
피지컬 AI, 저숙련 노동의 소멸
고용없는 성장
AI와 함께 사라진 창의력의 한계
사라지는 업무, 다양해지는 직무
2장 일의 패러다임
노동과 일의 재해석
워크 1.0: 데이터로 기록된 노동
워크 2.0: 데이터에서 찾은 정보
디지털 혁명과 워크 2.0의 성숙
3장 워크 3.0 시대의 시작
스스로 생성되는 정보
가치판단이라는 일의 미래
[2부 AI가 일하는 법]
4장 AI라는 꿈
규칙 기반 AI 대 셀프 러닝 AI
셀프 러닝 AI의 가능성
규칙 기반 AI의 효용성
인공신경망의 승리
5장 AI가 이해하는 세상
자연스럽게 말할 확률
세상의 모든 언어를 만난 AI
언어라는 세계의 그림
빠르게도 느리게도 생각하는 AI
6장 AI의 세 가지 한계
첫 번째 한계: 데이터에 갇힌 AI
두 번째 한계: 패러다임에 종속된 AI
세 번째 한계: 해답 강박에 빠진 AI
[3부 증강인간]
7장 워크 3.0 시대의 조직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까?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조직
사냥 조직과 경작 조직 사이의 AI
암묵지를 다루는 기업 AI
8장 증강인간의 조건
증강인간
증강인간의 요소
기능하지 않는 교육
9장 AI에게서 배우는 성장 원리
모델 드리프트와 더닝-크루거 효과의 함정
스키마의 지속적인 확장
증강인간의 RAG
결론
에필로그
참고문헌
하지만 AI가 전능해 보이는 이유를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으로 바라볼 때쯤, AI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AI가 바꿀 노동 구조를 이야기하기 앞서 AI를 사용하는 것이 일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걸까 하는 생각입니다. AI가 바꿀 기업 구조를 정리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고 정리하고 있는지 스스로 놀랐으니까요. AI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AI를 사용하는 건 너무 쉬운 거라 AI 사용법을 배우는 건 정말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이런 느낌을 가진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AI에 빠르게 적응해서 업무 범위를 확장하는 사람들, AI에게 묻은 질문이 꼬리를 이어가며 이해를 확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환경의 변화보다 사람들의 변화가 앞서 있었습니다. 증강 현실 기기가 데이터를 현실 위에 함께 보여주는 것처럼, AI는 현실 세계 위에 정보를 투영합니다. 사고는 폭넓고 더 빠릅니다. '증강 인간'이란 책 제목은 이런 사고의 변화를 가족과 이야기하다가 큰 아이가 정해준 제목이었습니다.
증강 인간의 기본적인 특징은 학습의 벽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부분만 눈높이에 맞춰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다면 내가 아니라 설명을 잘 하지 못한 AI 잘못입니다. 학습의 벽이 없으니 기업에서 인재를 평가하는 3가지 인자인 기술과 지식이 아무런 차별점이 되지 못합니다. 남은 건 태도뿐이죠. 아첨이 내재된 AI로부터 태도는 배울 수 없으니까요.
원고를 마치고 출판사도 한참 설득해야 했습니다. 출판사가 원하던 원고는 AI를 잘 활용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가이드였거든요. 그러나 일주일에도 몇 개씩이나 등장하는 AI 도구는 배워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AI를 학습 대상으로 보는 건 책에서 정의하는 정보화 사회인 워크 2.0 시대의 특징이거든요. 우리는 워크 3.0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찾아뵌 출판사 편집장님도 증간 인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AI가 가져올 사회 변화보다 AI를 통한 개인의 변화에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역사에서 기술이 이끈 변화에도 우리가 진보를 멈추지 않았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책 '증강 인간'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