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그러니까 처음에는 그저 연필꽂이가 필요했던 겁니다. 뭔가 묵직하고 중후한 그런 연필꽂이 말이죠. 연필 대신 이런저런 공구들을 넣으려면 무거워야 했거든요. 안 그러면 금방 넘어져 버리니까요. 수없이 공구들을 책상 위에 쏟고 나서야 반쯤 분노가 섞인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하려고 간단한 디자인을 하다가 3D 파일이니 AR 카메라 같은 데서 실물을 미리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D 도면으로 그린 물건은 모니터 화면으로는 좀처럼 크기가 가늠되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애플 비전 프로에 파일을 업로드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가장 비싼 AR 제품입니다. 이런 느낌의 연필꽂이인가 보다 싶은데 당연할 것 같은 화면 녹화가 되지 않더라고요. 아쉬운 대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책상 위에 두면 이렇게 보이게 되겠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연필꽂이와 비교하면 조금 크지만 절대 넘어지지 않을 디자인입니다.
냉큼 출력합니다. 크기가 커서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일하는 거 아니니 한숨 자고 일어나면 됩니다.
출력이 끝난 연필꽂이를 AR과 겹쳐 보았습니다. 딱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전에 AR로 실제 사용할 곳에 디자인을 확인해 보는 건 유용할 거 같아요. 이렇게 크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출력물은 한 번 실패하면 아쉬울 테니까요.
이 디자인은 눕혀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45도로 기울여 두었습니다.
아크릴 마커를 잔뜩 꽂아 두고 위에 컬러 인덱스를 붙여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인덱스와 마커 색이 다른 건 알리에서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쓰던 연필꽂이는 이제 굴러다니는 나사못을 담는 통으로 이직했습니다. 그 자리에 이 묵직하고 중후한 연필꽂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거워 꺼내기가 불편합니다. 뒤로 손잡이라도 넣었어야 했나 싶다가도 이건 다 근 손실 방지를 위한 거야 하며 위로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