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GHT LOG
레이싱 멀티 콥터에서 배터리 고장은 흔한 일입니다. (맞습니다. 어떤 고장이든 흔합니다.) 지난번 FPV 고글용 배터리 수리에 이어 이번엔 얼마 써보지도 못한 4셀 배터리의 가슴 아픈 수술 기록입니다.
아마 가방에 멀티 콥터와 배터리를 꼬깃꼬깃 밀어 넣었던 것이 화근이었나 봅니다. 모터 캡의 고깔 모양이 소중한 배터리를 눌러 한 개 셀이 죽은 게 아닌가 싶게 밸런스 커넥터에 전압을 찍어 보니 마지막 셀 전압이 0V가 나옵니다.
망가진 셀을 때어서 살릴 수 있다고 명의들의 증언에 힘을 얻어 이번 수술은 직접 집도하기로 합니다.
일단 보호 피복을 제거하고
망가진 셀을 조심스럽게 들어냅니다. 본래 딱딱해야 하는데 망가져서 인지 제거할 때 무리가 갔는지 꺾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연결된 전선을 때어내고 망가진 셀이 붙어 있던 +선을 3번째 셀에 연결합니다.
4셀이 3셀이 되었으니 밸런스 커넥터도 하나 제거합니다.
원래 붙어 있던 스티커를 떼내어 다시 붙였습니다. 전압 부분은 빼고요.
다행히 충전도 잘 됩니다. 1400mAh 3s 배터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정말 있네요. 빨리 3s을 모두 소진하고 4s로 가고 싶었는데 졸지에 3s 배터리가 또 생겼습니다. 심지어 가벼워서 인지 빠르고 민첩한 성능을 보입니다.
그런데 남은 셀이 궁금합니다. 망가진 배터리 수리도 사실 추천하지 않지만 여기서부터는 정말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전압이 0V로 남은 전압이 없으니 뭐 위험할 게 있겠나 하고 부검에 들어갔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압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분해하다가 고전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분해해보고 싶으셨던 분은 여기 사진으로 일단의 호기심을 다소나마 충족하셨으면 합니다.
일단 알루미늄인듯한 피복을 제거하면 강한 휘발성 냄새가 납니다. 익숙한 신너 냄새인데 지인에 말에 의하면 폭발적인 화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이름처럼 Anode와 Cathode를 폴리머 그러니까 플라스틱으로 나눈 배터리인데 정말로 끝없이 끝없이 접혀 있습니다. 이 접힌 양이 배터리의 용량입니다.
호기심이 충족되었으니 잘 봉인해서 배터리 수거하는 곳에 버렸습니다.
최근에는 LiHV (High Voltage Lithium Polymer)라는 더 효율이 높은 배터리도 있다고 하는데 전용 충전기가 필요해서 나중에 통장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Graphene으로 내부 저항을 억제한 높은 효율과 내구성을 지닌 배터리도 나왔다는데 그것도 나중에 통장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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