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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Oh May 24. 2016

워크샵 개론(1)

워크샵 Staff 초심자들을 위한 요령과 공감대 정리 : Phase 1

지난 주 해외에서 짧은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두 사업부/부문이 어우러지는 워크샵이었던데다, 전략적으로 가장 핫이슈인 사업영역을 담당하는 조직이었기에 꽤 의미가 있었죠.


늘 그렇지만, 워크샵을 준비하는 스탭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죠. 여러 부서에서 붙어서 해결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저처럼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스탭의 경우 여러 리소스를 끌어모아 스스로 허브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것은 비단 워크샵을 할 때 뿐만 아니라, 어떠한 프로젝트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모두가 알아주면 참으로 좋은데, 가끔 모든 클레임이 본인에게만 돌아올 땐 정말 서운하죠.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고, 매의 눈으로 모든 상황을 컨트롤 하는 것이 워크샵을 준비하는 자의 최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에게 "3주 내 워크샵을 갈 예정이니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장소와 주제는 받았지만, 예를 들어 "홍콩에서 4박 일정으로 OOO 사업전략 논의 워크샵, 회의는 이틀간, 나머지는 알아서"라는 단서만 주어진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실무자이고, 당연히 의사결정을 받아가면서 계획을 짜겠지만, 리더들이란 그리 여유가 많진 않기에 항목당 두개 이하의 선택지, 혹은 외통수 옵션을 제공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유도해내야 합니다. 놀러가는게 아닌 이상 해외워크샵을 준비하는 3주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닙니다.


이번 시간에는 간단히, 실무자로써 해야 할 순서들을 짚어볼까 합니다. 단독 수행을 전제로, 대리~과장급의 역량을 고려하였습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만, 당연히 모든 분께서 더 나은 방법을 갖고 계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짧은 경험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역량은 그 깊이를 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책이나 선배들의 조언이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진짜 내 워크샵으로 운영을 주도하려면 최소한의 프레임은 스스로 짜야 하므로, 상당 부분을 실무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참, 지금 논하는 워크샵은 팀 단위의 플레이샵이 아니고, 실제 전략 논의를 위한 워크샵을 전제로 합니다. 플레이샵은 회식장소를 정하는 수준일 뿐이니까요.


임의의 Case : 고객서비스전략, 홍콩에서, 3박, C레벨과 본부장/팀장 등

준비 인원 : 1명 - Only Me (ㅠ_ㅠ)



1. 목적부터 명확히 해라

자, 일단 저 케이스에서 주제는 고객 서비스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고객 서비스에는 수많은 아젠다가 있기 때문에, 먼저 좁히기부터 들어갑니다.


A. 당신의 리더(팀장 혹은 본부장)에게서 지시가 떨어지자 마자 붙잡습니다.

B. 리더가 정말 바쁘다면, 아래 두 가지에 대해서 명확히 물어봅니다.

- What : 고객 서비스의 어떤 부분을 다루실건지 (e.g. 서비스 퀄리티 혁신, 배송서비스 개선방안)

- Who : 누가 참석하면 되는지 (시간이 없을 경우, 임원-본부장-팀장 순, 즉 Top>Down 순서로 체크합니다.) 이 두 가지는, 추후 워크샵 운영안을 구성/작성하는데 가장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당신은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응답을 얻어냈습니다.

- What : 고객 경험 관점의 서비스 퀄리티 혁신 방안

- Who : C레벨 3명(COO, CMO, 고객서비스부문장, CEO 불참)+본부장 4명/팀장 10명 (명단 포함)


2. 장소를 먼저 확보하라

홍콩을 3주 전에 잡으려면, 항공도 항공이지만 숙박이 가장 큰 이슈가 됩니다.

당신의 개인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이 경우 회사의 큰 행사를 대행하는 여행사를 끼고 진행합니다 (보통 여행사에는 MICE팀이라 불리우는, 워크샵/컨퍼런스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팀이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항공/숙박 확보와 함께 동선, 가이드 등 오퍼레이션을 도와주는 겁니다. 그러나 여행사는 회사와 워크샵 목적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을 수도 있으므로, 대부분의 의사결정과 디테일을 컨펌 해가면서 진행해야 할 겁니다.


A. 1번에서 파악하신 "누가 참석하면 되는지" 과정으로부터, 참석 인원 수를 파악해둡니다.

B. 여행사에 연락을 취합니다. 경험이 있는 여행사라면, 당장 구체 리스트를 작성하지 않고 "저 포함 18명 갈거예요"라고 얘기하면 capacity 를 체크하고 확보해 두기 때문에 너무 부담갖지 말고 일단 연락을 합니다.

C. 여행사에, 항공/숙박부터 가능한지 파악 요청을 합니다. 단, 회사 규정에 따라(보통 총무팀에서 해외출장 가이드를, 교육팀에서 워크샵 운영가이드를 제공해줍니다.) C레벨들이 비즈니스를 타거나 디럭스 이상의 고급 룸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C레벨이 몇 명인지에 대해서도 인폼을 주는게 좋습니다. 자칫 당신의 사업부(문)장께서 이코노미를 타고 가서 흡연 쩌는 스탠다드룸에서 4박을 하게 한다면? 상상은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D. 여행사에서 "그래도 좀 더 디테일이 필요하다"라고 한다면, 일단 양해를 구하고 항공/숙박에 무조건 집중합니다. 전체 일정은 추후 만나서 논의하자고 하고, 일단 최대한 항공/숙박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요령 있는 여행사라면 그정도 감은 있기에 더 이상 요구하지는 않을 겁니다.


3. 워크샵 운영안 드래프트 작성

갑자기 워크샵 운영안을 짜라고 하니 당황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운영안은 정말 누군가를 만족시킬 있는 완벽한 운영계획을 작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준비하는 운영안 드래프트의 역할은 아래와 같습니다.


* 대략적인 워크샵 내용을 직속상사에게 컨펌 : "일단 이런 내용으로, 날짜 정도만 공지하겠습니다"라고 컨펌을 받아내는 용도입니다. 정말 쓰잘데기 없고 방향이 180도 다르지 않은 이상은 "일단 공지해"라고 할 겁니다. 당신은 핵심 인재일테니 잘 할 수 있어요(화이팅! 너무 무책임한가).

* 해당 내용을 참석 대상에 공지, 일정 반영 요청 : 모두의 시간을 미리 "확보"한다는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가족과의 식사약속이라거나 골프 행사라던가 요가를 하는 등의 핑계를 대면 안되니까요.

* 하지만 정말 급한 상황이라면, 1장짜리도 준비할 필요 없이 메일 본문에 주제, 날짜, 장소 등 기본적인 내용만 적어 공지해도 무방합니다. 페이퍼웍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지는 마세요,


드래프트 구성은 아래 내용을 토대로 1장으로 요약합니다. 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아래와 같겠죠.

A. 워크샵 목적 : 고객 경험 관점의 서비스 퀄리티 혁신 방안

B. 일시 : 5월 00일~00일 (3박 4일)

C. 장소 : 홍콩

D. 참석 대상

  - 17명(ㄱ사업부 임원/본부장 00명, ㄴ부문 임원/본부장/팀장 00명)

  - Staff 1명 : ABC팀 OOO 과장(실무자 직급을 쓰면 되겠죠?)

E. 그 외 추가적으로 제공 가능한 정보들 삽입


워드든 파워포인트든, 회사 작성양식을 꺼내어 잽싸게 위 내용을 한장 요약 후 팀장님께 컨펌을 받고, 수정사항 반영하여 바로 참석자에 일정 공지를 합니다. "일정 반영 바랍니다"에 조호호호홀라게 강조하는 마크를 붙여서 말이죠.



여기까지의 3가지를 반나절 안에 끝내놓는다면, 일단 주변을 추스르고 아래 내용을 간단히 고민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운이 좋다면 바쁘신 팀장님과 만나 아래 내용에 대해 상의를 드리는게 가장 좋겠죠.


A. 안건을 수립하여 각자 정해진대로 발표를 시킬 것인가, 누군가 Issue Raising만 하고 자유토의로 진행할 것인가 : 어르신들은 회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논의는 길어야 하루 반나절 정도만 잡도록 합니다. 그이상 논의를 해야 한다면 굳이 해외에서 할 이유(새로운 발견과 inspiration)가 없어집니다.

A-1. 발표 혹은 이슈레이징을 누가 할 것인가

B. 발표/논의시간 제외하고 남은 2일간의 일정(3박 4일이지만, Full day로 돌아다니는 일정은 3일만 반영해 둡니다. 4일을 꽉 채우기엔 본인도 부담스럽고, 참석자도 체력적으로 힘드니 항공시간을 적당히 안배하여 첫날은 오후에 도착하고 쉴 수 있게 구성합니다 : 물론 빡센 조직에 계시다면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C. 타임테이블 프레임 구성 : 식사시간, 토의 시간, 투어 시간등 굵직한 흐름을 반영하여 일자별로 테이블을 구성합니다. 타임테이블 구성에는 많은 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세로축은 시간, 가로축은 날짜(Day1~Day4)로 구분되는 형태의 표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실질적인 워크샵 프로그램은 3일짜리지만, 항공 출발/도착 및 각종 제반사항을 확실히 하기 위해 타임테이블은 4일치를 준비합니다.


여기 까지 하고, 공지한 내용은 여행사 담당자에게 포워딩해두고 다른 업무를 처리하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내일부터는 구체화를 들어가야 하니까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획 조직 경력만으로는 약 8년 정도 이러한 종류의 전사 조직 워크샵을 운영해 본 경험으로, 어려운 점들을 서로 공감하자는 의미로 봐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2탄에서는 워크샵 품의를 올리기까지, 즉 실제 출발일 전까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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