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용기의 문제일까.
나는 라디오 플랫폼에서 활동을 잠시 한 적이 있다. 처음엔 방송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다가, 가끔은 내가 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만난 인연이 여태껏 이어지기도 하다. 생각보다도 참 재미가 있었던 공간이었다. 그중에서 라디오를 그만두기 전에 알게 된 동생이 있다. 학교 교사를 준비하는 동생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학교에서 실습으로 교사일을 하고 있기도 했고, 여기저기 알바도 하는 착실한 친구였다. 글솜씨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실제로 글로 상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 친구랑은 지금은 연락하지 않지만, 종종 소식을 건너 듣곤 하는데, 그 친구의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얘기에 조금 신기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서, 친구와 놀다가 사고를 당해 한 달을 병원에 입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 그 친구가 손으로 직접 만든 책을 내게 선물로 보내줬다. 물론, 그 책을 받기까지 후원도 생각보다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프리카 TV 방송처럼 거기도 후원을 할 수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글에, 방송에 후원을 하곤 했다. 그랬던 친구의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와 근처 독립서점에 비치되어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글을 쓰고 있고, 내 이야기로 책을 내는 게 은연중에 꿈인 나는 그 소식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배가 아팠다. 나는 솔직히 내 문장을 쓰는 일을 상당히 좋아는 하지만, 책을 내는 것에 있어서 '어떻게'가 되지 않는 사람이다. 마냥 지금의 내 생각과 감정을 문장으로 담아 모아 두는 일을 할 뿐, 책을 내는 것에 '어떻게'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모르기도 하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내가 글을 모아 책을 낸다고 해도 과연 이 이야기를 소비해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차있기도 하다.
이야기를 하고, 문장을 담고.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글자 수에 만족하고. 가끔 툭 내 글에 혼자 빠져들어 한동안 멍하게 영혼을 뱉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 그런데 그 친구는 달랐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무작정 책으로 만들어 어떤 도움도 없이 홀로 부딪혀 나간다. 소비가 될지 안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만든 책을 무작정 서점에 내는 일을 그 친구는 해낸 것이다. '어떻게' 그 친구는 그런 용기가 났을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정말로 내가 책을 만들고 싶기는 한 걸까. 문장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는 정말로 내 문장에 자신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왜 용기 내지 못하고 멈춰 있을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참 부러웠고, 한편으로는 샘이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