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살아

나는

by maudie

끝없는 컴컴한 터널을 혼자 털래털래 걸어가는 기분, 그 기분이 주는 공포와 소외감. 나는 과거에 살아. 현재가 없고, 미래도 없어. 가까운 날이 아니면 미리 약속도 잡지 않을 정도로. 오래 살고 싶단 생각도 없고 앞으로에 대해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오해도 미움도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다. 오해도 미움도 받고 싶지 않으면서 상대를 잔뜩 오해한다. 나의 진실과 마주한다면 그 사람은 나를 이해해줄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도 과연 괜찮을까. 아니 괜찮지 않을 거라고. 멀리멀리 사라져 버릴 거라고 내가 겁이 난단 이유로 오해받긴 죽어도 싫어하면서 상대를 죽어라 오해한다. 그 오해가 오해이길 바라면서도. 모순에 모순을 더하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시선을 내게서 거두지 않길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는 여전히 과거에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