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by maudie

너를 조금 더 선명히 담기 위해 초점을 자꾸만 새로 맞춘다. 조명과 조명 사이에 네가 자꾸만 흐릿해진다. 흐릿해지는 너를 다시 선명히 보기 위해 초점을 새로 맞춘다. 반복되는 흐려짐에 혹시 내가 맞춘 초점이 네가 아닐까 다시 보고 또다시 본다. 분명 너는 그대론데 내 초점은 네가 아닌 곳에 자꾸 맞춰진다. 너여야 한다 생각했던 난데 왜 맞춰진 초점 속엔 자꾸만 네가 흐릿해지는 걸까. 왜 다른 게 더 선명해지는 걸까. 이제는 네가 아닌 다른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짠내나는 물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