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에 남은 온기가 없다는 것이 부끄럽다

by maudie

더 이상 지킬 마음이 없다는 것. 나의 마음에, 따뜻했던 마음에 더 이상 온기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 어떤 식으로도 이렇다 저렇다 명명할 수 없다는 것. 도저히 인정할 수 없던 것들을 이제는 인정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 마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마음이란 차마 어떤 식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퍽 난감하다. 결국 얼어버린 마음이라는 것, 그것 하나를 말하고자 하면서도. 고작 그것을 이야기하면서도 말이다. 그게 어려워 이렇게나 멀리, 오래 돌아왔다고 말을 꺼낸다는 게 참 불편하다. 인정하기까지가 힘들고, 인정하고 나서는 괜찮을 줄 알았다. 푸석한 마음도 부끄럽진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역시나 나는 그 빠싹 말라버린 마음이 참으로, 참으로 부끄럽다. 그것을 부끄러워하는 내가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한심하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그냥 나는 나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마저 부끄러워 탓을 하고 싶다. 내가 메마른 것은 오로지 당신들 탓이라고. 그러면 안된다는 것쯤은 알지만, 그렇게라도 해야겠기에.

작가의 이전글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