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할 수 없는 예쁨

가릴 수도 없는 기억

by maudie

그렇지, 보정 따위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는 거야.

나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눈에 담는 색과 비슷한 색을 내려 보정을 하곤 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날의 기분을 따라 오히려 선명한 색들이 불편해 색을 빼고 싶을 때였다. 대부분은 눈에 담기는 그대로를 사진에 담기 위해 보정을 했다. 하지만 정말 사진을 찍으면서도, 사진을 찍은 다음에도 보정이 필요 없는 순간들이 있다. 기억 속에 나를 아프게 했던 순간들만 남겨두고서 가버린 사람을, 아무리 너를, 미워하려고 해도 서로 너무 사랑해서 흘러오는 동안 내게 따뜻했던, 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결국은, 미련하게도 아주 선명히 남아 변질될 수 없는 것처럼. 미운 모습만 남기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잘해줬던 기억만 남는 것처럼. 다 그런 거다. 결국은 다 그런 거야. 결국 정말로 예쁜 것들은 어떤 보정도 할 수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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