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만난 바다

by maudie

마음에 이슬이 맺혔다. 그리고 그 이슬방울들이 보여 작은 시내를 만들었다. 시내는 연못을 만들어냈고, 나는 그곳에서 잠시 여유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잠깐의 여유를 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연못은 강이 되고, 그 강은 결국 나를 바다로 데려갔다. 파도가 출렁이다 이내 철썩 인다. 잔잔하기만 했던 마음에 큰 파도가 이는 것이 힘에 부친다. 휩쓸려버린 그 파도에 괜한 원망이 인다. 연못일 때가 나았다 생각했다. 어쩌면 이슬이었을 때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멈췄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이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본디 마음에 이는 어떤 것들은 모순이 따르기 마련. 그렇다와 아니다 이분법으로 계산하기엔 지금의 내가 그 파도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휩쓸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도 있다. 나는 나에게 혼란과 시련을 주는 파도를 사랑한다. 어쩌면 바다를 만나기 위해 나도 함께 애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파도를 사랑한 것에는 후회치 않는다. 다시 이슬로 돌아간대도 나는 다시 바다를 만나러 올 테니까. 만나지 말았어야 할 바다를 만나기 위해 또 나는 온 힘을 다할 테니까.

작가의 이전글눈물로 낡은 비좁은 단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