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의 일부로부터

by maudie



오평이라는 서점에서 발견한 궁금하지만 쉽게 읽어 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유서의 일부로부터'. 다른 사람의 선택을 받아 서점을 떠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데려오게 된 이것.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기 바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데려오고도 한참을 열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아껴뒀던 책 ' 갈증이 나서 냉장고를 열었습니다'와 함께 드디어 열어보기 위해 동네 조용한 카페로 가지고 나왔다.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예상과는 달리 소란스러운 카페 안이라 집중을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지고 두 이야기를 감싼 비닐을 뜯었다. 그리고 짧은 이야기가 들었을 '유서의 일부로부터'를 먼저 꺼내 읽었다.


나약한 자신으로부터 강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서형식의 글. 마지막이라는 문장이 반복해서 언급이 될 때마다 참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오는 것 같다. 약한 몸뚱이를 가졌기에 나는 현재의 나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에 공감한다는 것 역시 너무 아렸다. 강해질 생각을 않냐,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아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잔인한 말들에 다쳤다는 것을 마지막이란 용기로 뱉는다는 것. 그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역시 유서라며 쓴 이 문장들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


나 역시도 마지막을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을 생각할 때에 저 유서 글처럼 자세한 이유들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읽는 내내 슬프다기보다는 조금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쓰는 이도 그런 답답한 마음을 문장에 실어 눌러쓴 것이겠지만. 어쨌든 다섯 장 분량의 이 유서 형식의 편지를 모두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너 번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많은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왠지 모를 공감에 작은 답답함이 일지만.


문장 하나에 참 많은 생각을 끌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라고 하긴 그렇고 출간물을 만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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