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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09. 2022

그때로 돌아가. 홀로

눈을 감으면 그때로 돌아가. 너를 보고 싶을 때면 난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아. 조금 자주. 종종 아닌 종일, 눈을 감곤 해.


가끔은 말야 넘어질 때도 있어. 너를 생각하느라 나 잠시 그때로 돌아가느라. 그러다 너무 자주 돌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뜬 눈으로 밤을 보내기도 해. 밤만 그런 게 아니라 낮 마저도. 그마저도 얼마 가지 못하고 나는 너를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아. 눈을 감으면 다시 네가 선명해지고, 나는 그때로 돌아가. 그 누구보다 사랑을 안다는 눈으로, 행복을 안다는 얼굴로. 나 돌아가 아주 잠깐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나로, 우리로 돌아가. 눈을 뜨면 곧 사라지고야 말 행복을 잠시 빌려와.


눈을 감으면, 아니 눈을 감아야만 그때로 돌아가. 그래서 나 넘어져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언제든, 어디서든 모은 행복이 닳아 숨이 벅찰 때마다, 그런 순간순간, 그 찰나마다 눈을 감아 그때로 돌아가곤 해. 그래야 너를 만날 수 있으니까. 그때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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