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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08. 2022

오지 않을 사람

알 수 없는 말과 알 수 없는 온도. 가득한 물음만 내게 남기고 간 사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 나는 안다. 그가 건넨 온도의 어떤 말도 내게 온 순간 차갑게 식으리라는 것을. 그는 모르지 않은 채로 내게 보낸 것이 맞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알고 있기에 그저 한 번의 위로를 건넨 것뿐이라는 것을. 그가 건넨 위로는 내게는 사실 위로가 될 수 없다. 잔잔해져 가는 호수가 얄미워 던진 돌. 그것을 미화하려는 마음 따위 다 치워버리고 팩트만 놓고 보자면, 그건 정말로 위로일 수 없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그의 한마디에 내 마음이 둥실 외려 더 부풀어 오르리라는 것도 이미 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 내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었겠지. 마음이 잔잔해지고 조용히 식어가는 게 얄미워 그랬다는 것 말고는 어떤 말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잔잔해져 가던 마음은 결국 다시 파도친다. 그렇게 던진 돌에 홀로 춤을 추는 동안 그는 다시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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