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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Dec 08. 2023

울기만 하는 밤을 보냈다.

울기만 하는 밤을 보냈다. 이틀을 연속으로. 잠과의 다툼으로 원체 잠을 자지 못하는 탓에 먹던 비타민도 먹지 않고 뜬눈으로 내내 울기만 했다. 하루는 물 한잔 겨우 삼키며 보냈다. 이틀. 잠도 밥도 그 어떤 것도 삼키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 시끄러운 머릿속은 조용해질 틈이 없었고, 불안한 마음은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포영화를 보지 못하는 나에겐 생각보다도 훨씬 잔인하고 무서운 일이었다. 생리를 하고 있던 탓에 조금 더 불안한 이틀을 보냈다. 조금은 약한 몸으로 계획적인 약 복용에도 불구 이른 생리를 한 탓에 호르몬은 널을 뛰었고, 불안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눈물샘이 마를 수가 없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니 당연히 몸무게는 급격하게 변했고, 나는 다시 나의 건강을 걱정해야만 했다. 무서웠다. 나를 잃을 것만 같은 불안이 있음에도, 그를 잃을 것만 같은 불안이 더 커서.


미운 마음이었을까. 나를 벌주려 했던 걸까. 어떤 마음이었던 내겐 큰 벌이 되었고, 많이 아팠다. 


요즘 자꾸만 계획이 틀어진다. 원장 선생님이 나를 보자마자 많이 아프고, 많이 힘들었느냐고 물었었다. 자꾸만 호르몬 균형이 깨진다고. 약을 먹어서 겨우 맞추고 있던 균형이 완전히 다 깨져버렸다고. 내게 무슨일이 생긴거냐고 물었었다. 아무일도 없다는 하찮은 웃음을 지으며 괜찮겠죠 라고 했었다. 돌아선 내게 스스로 물었다. 정말 괜찮은게 맞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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