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진 자리.
씨앗이든 뿌리든 결국 그 자리에 다시 그 꽃이 필 이유가 되겠지. 마음이라는 게 그렇지. 사람이라는 게 또 그렇지. 결국 한번 자리를 제대로 잡고 나면, 꽃이 지더라도 다시 때마다 피어나겠지. 쉽게 잊히고, 다시 피지 않을 뿌리 없는 날리는 꽃씨나 풀씨라면 애써 흩어져 꽃이 필 자리에 알아서 거름이 되어 줄테고. 그러니 분명 뿌리내린 것이 이것저것 날리는 마음을 거름 삼아 더 오래, 더 튼튼히 자리를 지키며 때마다 봄이라 하겠지. 그러니 너는 내게 분명 꽃이라 하겠다. 바람처럼 날리고 사라지거나 거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튼튼히 뿌리내린, 어쩌면 조금 더 단단히 자라 나무가 될지도 모르는 그런.
꽃이 사랑이라 한다면 넌 언제고 피고 지겠구나.
내 생애에 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