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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25. 2020

나는 책을 좋아한다.

아무말 대잔치 인가?

나는 책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에 할 수 있도록 엄마가 많이 도와주셨던 것 같다. 뭐 그렇다고 좋아하는 만큼 책을 많이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르게 보면 책을 소비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게 더 가까운 얘기 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의 경험을 써 내려간 이야기. 에세이나 산문집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이야기. 어렸을 땐 소설을 좀 더 가까이했던 것 같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훨씬 좋아졌다. 


아주 어렸을 때는, 동네에 도서관 차가 한 번씩 왔다. 차에서 책을 대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한 번씩 새로운 책이 들어오면 서로 빌리려고 다투기도 했던 것 같다. 그때 당시 도서관을 한번 가려면 한참을 나와야 했기에, 일주일에 한두 번 오는 그 도서관 차는 늘 인기가 많았다. 나중에 이사를 나오면서 집에서 도서관이 그나마 가까워지고부터는 좀 더 자주 엄마손을 잡고 도서관에 갔던 기억이 있다. 엄마가 도서관에 가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엄마 따라 도서관을 다녔다.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역시 나도 책을 따라 읽었다. 엄마가 하는 건 다 멋져 보였으니까. 그렇게 책에 익숙해졌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도서부로 활동하면서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도 서점에 가는 일을 매우 좋아해서 무조건 약속이 있으면 서점 한 군데는 꼭 가는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기대로. 요즘은 대형 서점, 대형 출판사의 책 보다 동네서점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써 내려간 에세이나 산문집을 좋아한다. 사진에도 관심이 많아 사진이 많은 이야기도 좋아한다. 근데 이런 책들이 대형서점에도 물론 많지만 독립서점에 조금 더 많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들도 더 자주 볼 수 있다. 게다가 뭔가 정형화되지 않은 글들을 만나면 그게 그렇게 반갑다. 뭔가 틀에 박히지 않은 글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책의 크기, 글씨 크기, 책을 엮은 방식 하나하나 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뭔가 정리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 나는 이 문장을 상당히 좋아한다. 여태까지 써온 글에서도 자주 보이는 문장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자주 보일.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 나는 혹시 변탠가?


어쨌든 그런 이유에서 나는 동네서점을, 독립출판사의 책을 좋아한다. 책을 모으는 취미도 있다. 끌리는 책이 있으면 다 읽지 못하더라도 일단 데리고 온다. 언젠가는 시간 내서 읽어야지 하면서 책장에 꽂히는 책도 있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읽히는 책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책이 다치면 안 된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빌려주지 않는다. 내가 읽을 때도 조심히 하는 것 같다. 뭔가 내 책을 다치게 하는 사람........ 가만 안도! 이런 느낌?


책의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그냥 책 자체로도 너무 좋다. 전자책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의 그 냄새와 질감이 좋다. 이쯤 되니까 진짜 변탠거 같니...  이만큼 나는 책을 좋아한다. 이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변태 같아 보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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