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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Jul 01. 2024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기

UX라이터의 자기 혁신

<참고> 이 글은 김창준 작가님의 저서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을 읽고, 감명받은 부분을 발췌하여 개인의 해석을 덧붙인 글입니다.


지금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오늘 어떤 고민을 들었다.

자의반타의반 조직 안에서의 성장이 제한될 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이었다. 물경력이 되면 어쩌나. 이러다 성장이 정체되는 건 아닌가. 지금 이 방향이 맞는 건가. 여러 가지 마음이 뒤섞인 누군가의 고민 앞에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입사 첫 해 나 역시도 같은 고민을 했다. 경력이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채워지는 법이니 기다리자, 기다리자 스스로 다독이길 몇 개월. 경력에 비례할 실력은 잘 자라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한 속을 뒤집기도 여러 번이었다. UX라이터가 있는 조직의 모양과 방향성, 업의 방식과 생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결국 답은 밖이 아닌 자기 자신 안에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 하세월이 지난 기분마저 들기도 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그 과정을 극복하긴 했는데, 얼마 전 '이 책'을 읽고선 울컥 그때의 감정이 올라왔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디선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또 길을 잃을 때를 대비해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기록으로 남겨둔다.  



지금 내 위치는?

함께 자라기 62p: 칙센트미하이(csikszentamihalyi) 몰입이론 단순 도식



¶가로축: 해당 직업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자기 실력
¶세로축: 해당 작업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난이도


A 영역: 실력이 작업 난이도를 초과하는 위치 → 일은 쉽지만, 금세 지루함을 느낌
B 영역: 실력보다 높은 난이도의 일을 하는 위치 →  불안함, 두려움
C 영역: 난이도와 실력이 엇비슷하게 맞는 부분으로 인간이 '몰입'을 경험하는 위치, 최고 수준의 행복감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A 영역이 제공하는 안전지대 안에 머무르면서 자기 실력에 대해 안심하고 그 상태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자신이 업무 시간 중에 불안함이나 지루함을 느끼는 때가 대부분이라면 실력이 도무지 늘지 않는 환경에 있는 겁니다. 더 무서운 건 점차 이런 환경에 익숙해지고 행동이 습관화된다는 점이죠. 그때는 자기 인식도 잘 되지 않습니다. -64p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는 4가지 방법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핵심은 '적절한 난이도' 찾기



A 영역 → 지루함
B 영역 →  불안함
C 영역 →  몰입
a1, a2, b1, b2 안내선 →  몰입 밖에서 쓸 수 있는 전략
** 몰입 밖의 영역에서 몰입 안의 영역으로 이동 시 사용


[전략 1]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 a1 실력 낮추기

작업의 난이도는 그대로 두고 실력을 낮추는 전략

예) 프로그래머의 경우, 평상시 즐겨 쓰던 보조 도구를 일부러 쓰지 않고 작업하기

** UX라이터라면? 인터넷 서치 없이, 레퍼런스 없이, 질문할 사람 없이, 국어사전 없이, 한글 맞춤법 검사기 없이, 참고서적 없이 UX라이팅 하기, 손으로 쓰기 등


[전략 2]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 a2 난이도 높이기

실력은 그대로 두고, 난이도를 높이는 전략

예) 자신만의 제약 추가하기: 시간 제약, 작업량 늘리기, 익숙한 작업을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기 등

** UX라이터라면? 5분 안에 피드 상품카피 영역 3개 쓰기, 1시간 동안 화면설계서 20장 UX라이팅 하기, PPT가 아니라 피그마로 UX라이팅 하기, 30분 안에 개선할 용어 5개 찾기, 15분 안에 사용성 이슈 2개 찾기, 15분 안에 사용성 문제 UX라이팅으로 해결하기, 40분 안에 일관성 맞출 단어 리스트업하기, 콘셉트를 바꿔서 여러 각도에서 작성하기 등


a2에서는 자신만의 도구, 방법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 남들보다 일을 좀 더 효율적/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내가 직접 만들어 쓰는 나만의 도구, 방법을 찾자

⇒ 자신만의 도구/방법을 만들려면 자주 일어나는 반복 패턴을 파악하고 분석하며, 짬을 내어 도구를 고안하고 작성하고 응용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이 과정을 통해 일의 난이도가 확 올라가므로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실력도 높일 수 있다.


[전략 3]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 b2 실력 높이기

실력을 높여서 몰입 영역으로 들어가는 전략

예) 장기적으로 실력을 높이는 방법: 책을 보거나 스터디에 참가하거나 교육을 듣거나 → 축적의 시간 필요


ⓘ 단기적으로 실력을 높여 당장의 불안을 해결하려면?

(1) 사회적 접근: 나보다 뛰어난 전문가의 도움 얻기

(2) 도구적 접근: 다른 도구의 도움을 받기(a1의 반대), 내 능력을 확장시켜 줄 수 있는 도구 활용하기

(3) 내관적 접근: 비슷한 일을 했던 경험을 머릿속에서 되살려 보는 것

⇒  보통 이런 과정을 거치면 자기효용감이 증대하면서 스스로 인식하는 자기 실력이 향상되기 쉽고 결과적으로 몰입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좋다.

** UX라이터라면? UX라이터 선배들 옷자락 잡고 늘어지기, AI를 활용해서 UX라이팅 프롬프트 활용하기, 과거 작업물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을 되살려 비유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보기 등


[전략 4]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 b1 난이도 낮추기

난이도를 낮춰 몰입 영역으로 들어가는 전략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 자신이 맡은 일의 가장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결과물, 즉 아기 버전(0.01 버전)을 첫 번째 목표로 삼는 겁니다. 애자일에서 말하는 WTSTTCPW(What's The simple Think That Could Possibly work?, 동작할 수도 있는 가장 간단한 건 뭘까?)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불안함이 엄습해 온다면, 일단 화면 한가운데에 네모난 사각형 하나 그리기를 목표로 합니다. 그걸 완성하면 난이도를 조금 올려서 좌우 화살표를 누르면 방향에 따라 그 사각형이 움직이게 합니다. -(중략)- 이때 중요한 것은 테트리스의 핵심은 살아있으면서도 간단한 아기 버전의 테트리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 71p

** UX라이터라면? UX라이팅 작업 영역이(혹은 과업 자체가) 내용적으로도 분량적으로도 부담이라면 그중에서 가장 쉬운 것부터 먼저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 보자. 쉬운 것부터 어려운 순서대로 하다 보면 의외로 난이도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또는 쉬운 것 하나 어려운 것 하나씩 해결해 본다. 또 뭐가 있을까?

어려운 작업을 먼저 시작하냐, 쉬운 작업을 먼저 시작하냐에 따른 수행 시간과 정확도 비교 연구에 따르면 쉬운 작업을 먼저 할 경우 수행 시간 차이는 없으나 정확도가 높아졌다 -72p



동적인 균형 맞추기

Q. 작업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난이도를 낮췄더니 할 만해서 좋긴 한데 의외로 지루해진다면?
그러면 난이도를 다시 높이거나 실력을 낮춰야 한다. 그러는 중 내 실력이 붙으면 난이도를 다시 높인다. 이런 식으로 현재 자신의 업무 처리 속도가 외부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예컨대 팀장이나 동료가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난이도와 실력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 지속적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살피면서 지금 지루한지, 불안한지를 알아채고 만약 지루함이나 불안함을 느낀다면 앞의 4가지 전략을 적절히 사용하자.

★ 즉,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살피는 알아차림(mindfulness) 다시 말해 '메타인지 전략'이 필요하다.


** UX라이터라면? 어느 조직에서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 그리고 4가지 전략을 스스로 대입해 보자. 실력과 난이도 사이의 밸런스를 맞춰 나가다 보면 제자리걸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위 4가지 전략은 팀원 개개인뿐만 아니라 팀장/관리자의 위치에서도 요긴하다. 자신의 팀원들이 현재 어떤 상태를 주로 경험하는지 파악하고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게 도와줄 수 있다. 몰입 밖이 아니라 몰입 안으로  들어오도록 말이다.



지금 나는
몰입 안에 살고 있을까?
몰입 밖에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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