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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에서 출발한 긍정의 종착지는 결국 부정이다.

#88.

by 마음밭농부

우리는 긍정에 중독되어있다.

삶의 모든 면에서 긍정을 탐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부정적인 것은

보려고 하지 않고

읽으려 하지 않고

만나려 하지도 않고

피하려 하고

욕하려 하고

남의 몫이라 한다.

그러면서 긍정을 탐하고 다닌다.

정작 자신의 발 밑에 곱게 깔려 있는

아름다운 긍정의 본성을 무참히 짓밟으며...

"나는 지금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긍적을 향하고 기어코 긍정적으로 살 것이다"

이런 마음 가짐으로 긍정을 찬양하며 산다.

하지만 그는 모른다.

이미 부정에 붙들려

긍정의 노예로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우리는 어느 때부터인가 긍정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지 못한 사람은 비하의 눈으로 보고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은 피하려 하고

긍정적이지 못한 곳은 가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은 긍정도 부정도 구분이 없죠.

오직 우리의 마음속에서 긍정과 부정을 구별할 뿐이죠.


오히려 부정적인 곳, 부정적인 시간, 부정적인 사람에게

소중한 것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지요.

남들이 더럽다고 여기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숨겨져 있고

모두가 늦었다고 여기는 시간에 전혀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하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지요.


우리는 교육이라는 수단으로

사람의 마음을 너무나 좁게 깎아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죠.

남들 보기 번듯한 학교나 학위를 가진 사람들 중에

소시오패스가 많은 것이 사실이죠.

사회 문제가 되는 흉악한 범죄자들 중에 고학력자들이 많죠.

슬프지만 현실이죠.


교육을 통해 마음이 깎이고 패여 병들었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우리는 무언가 계속 배워야 한다고 배움을 탐하며 살죠.

그 배움은 결국 인공지능을 가진 시스템 앞에 초라해질 뿐이고

엄청난 상식도 포털을 당해내기 어렵고

그 잘난 박사학위 몇 개도 인격을 살려 주지는 못하지요.


어쩌면 우린 너무 많이 배웠는지 몰라요.

긍정에 대해 격하게 강요되어 왔는지 몰라요.


초등학교 때 배운 바른생활을 제대로 실천하는 이를 저는 아직

보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수준의 배움도 소화하지 못하는 우리는

박사학위를 따려고 오늘도 준비하고 있죠.


실천하지 못하는 배움은 마음의 허기만 키울 뿐이죠.

부정의 마음을 자라게 할 뿐이죠.

삐뚤어진 관점을 갖게 할 뿐이에요.


이제는 비워야 하지요.

이제는 회복시켜야 하지요.

병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쉬게 해야 하지요.


잊지 말아요.

긍정을 강조하는 마음은

부정의 작용임을...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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