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꿀벌은 두 달 남짓한 일생을 오직 꽃만 사랑하다 저 하늘로 돌아간다.
그의 수고는 달콤했고 그의 사랑은 수많은 새 생명을 세상에 뿌렸다.
그들은 나에게 사랑한다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보여준다.
마음에 따끔한 충고하나 받아 드는 오늘이다.
'사랑한다면 꿀벌처럼...'
이른 새벽 집을 나서 산 중턱에 오니 밤새 달려온 아침이 화장을 마치고 찾아드네요.
산새들과 인사 나누고 뜨끈한 어묵으로 한기든 뱃속을 데웁니다.
아직 벌들은 잠들어 있는 것 같아요.
벌통 속에선 아기의 쌔근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연기 분무기에 쑥을 넣어 불을 댕기고 채집통들을 늘어놓습니다.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 닮은 분무기가 연신 새벽안개를 뿜어 냅니다.
잠들었던 벌들이 놀라지 않게 구수한 쑥 향기가 벌들을 안심시킵니다.
보초 서던 벌이 잠시 넋 놓고 있을 때 부지런히 꿀 판을 꺼냅니다. 잠자던 벌들이 놀라 분주히 상황 파악에 나섰고 사람들의 손은 벌과 함께 빨라집니다.
벌통에서 꿀판을 띠어 내는 사람
꿀판에 벌들을 쓸어 내는 사람
모인 꿀판을 채밀집에 넣은 사람
꿀판을 수레로 옮기는 사람
꿀판을 내리는 사람
사람들은 꿀벌에게서 배운 분업 방식으로 꿀을 모읍니다.
화난 군인 꿀벌들이 온몸으로 돌격해 옵니다.
화난 꿀벌이 날아오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여름 태풍에 날아온 빗방울처럼 연신 얼굴 쪽으로 달려들죠.
모기장 모자가 없었다면 공짜 보톡스 주사 수십 방을 한꺼번에 시술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애써 모은 꿀판을 꿀벌처럼 실어 나릅니다.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꿀판의 꿀을 채밀하고 다시 넣어 줘야 하거든요.
그렇게 수십 번을 오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꿀통만 남게 되지요.
4일 동안 열심히 모은 꿀을 도난당한 꿀벌들은 화가 날 법도 한지만 다시 돌아온 꿀판을 점검하고서는 웅웅 거리며 다시 아카시아 향 이는 산으로 날아갑니다.
다시 4일 후면 내어줄 꿀판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향긋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세상의 어떤 움직임에는 뜻이 있고 그 끝에는 어떤 가치가 생겨나죠.
나의 움직임에는 어떤 뜻을 담고 있고 어떤 가치를 세상에 내놓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