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한 만큼, 내세운 만큼
딱 그만큼이 자신의 한계다

#151.

by 마음밭농부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정도는 돼야..."

이런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은

자신은 딱 그만큼 밖에 안된다는

옹졸함과 궁색한 마음을

만천하에 고백하는 어린 사람이다.

자연은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는다.

자연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그러하다.

그래서 영원하다.

그래서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무언가 규정하기를 즐겨한다.

하지만 그 규정은 필연적 한계를 품고 있음을 모른다.

자신을 규정한다는 것은

자신을 한계의 틀 속에 가두는 일이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 내가 갖지 못한 물건, 세상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순간 그 의미와 가치는 굳어지고, 묶이며

서서히 죽어간다.

열린 마음, 겸허한 마음에는

세상 모든 것을 품고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가 남는다.

나를 내세우는 순간 발가벗겨지고

내가 움켜쥐는 순간 그 이외의 것들을 잃는다.

움켜쥔 것 이외의 것은 무궁무진하며 부요하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관념화시키고

그 관념을 규정하게 되죠.

언어를 사용하는 두뇌의 구조상 피치 못할 일이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죠.


자기 스스로를 규정짓지는 말아야 하죠.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내게 감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에겐 부족해!

뭐 이런 류의 말들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면

마음이 병들었다고 할 수 있죠.


태어날 때부터 대통령도 없고

태어날 때부터 판검사도 없고

태어날 때부터 성인도 없지요.

그저 자신의 일부일 뿐인 직업이나 재산, 지위 등으로

자신을 규정짓는 것만큼 옹졸하고 좁은 마음도 없죠.


달이 차면 기울고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우리는 매 순간 변해가는, 변할 수밖에 없는 존재죠.

우리의 몸도 매 순간 세포증식과 사멸을 통해 한 순간도 같지 않죠.

우리의 생각도 오만가지로 변하죠.

우리의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할 만큼 빠르게 날아다니죠.

우린 그런 존재예요.


자연을 보세요.

자연의 그 어떤 것도 자신을 규정하지 않지요.

그저 흐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온전히 자신을 맡길 뿐이죠.

그래서 자연이라고 하죠.

그래서 영원히 순환하며 이어가죠.

그래서 그 작용은 무궁하며 무진하죠.


오래 살아봐야 150년도 안 되는 삶을 살아가며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도 당당하게 규정하는 것 같아요.

대통령도 5년이면 내려와야 하고

장관도, 사장도, 회장도 죽을 때까지 할 수도 없고

무서웠던 가장도 나이 들면 보릿자루 신세가 되죠.


스스로를 규정짓기보다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어울리려 하고

세상에 친절하고

세상을 보듬고 품고자 할 때

그 품은 세상을 통해 천하를 얻을 수 있죠.

그런 대자유인은 현생에서도 만복을 누리지만

그 복으로 천국이든 극락이든 어느 곳이 든 갈 수 있죠.


자신을 내세우는 만큼

그만큼 자신은 세상에 발가벗겨지고

움켜쥔 만큼 딱 그만큼을 제외한

세상 나머지를 가질 수 없게 된답니다.


선택은 늘 그렇듯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지요.

영롱히 빛나며...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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