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늘 행복할 수 밖에 없다.

#150.

by 마음밭농부

별이 지는 건 저녁과 아침을 이어 주기 위함이요

꽃이 지는 건 봄과 여름을 이어 주기 위함이다.

무언가 지워야 예정된 인연이 이어진다.

이별은 슬퍼할 틈 없이 이어진다.

여름꽃은 오늘도 온몸으로 편지 써 보낸다.

나는 오늘도 읽고 걸으며 답장을 쓴다.

이별은 슬픔 아닌 인연이라고

놓아야 잡을 수 있다고.

헤어져야 만날 수 있다고.

그렇게 나는

한결 같이 지금에 흐른다.


살다 보면 이별에 슬퍼할 때가 있어요.

특히 그 이별이 죽음의 형태로 닥쳤을 땐 힘이 들죠.


하지만 자연을 읽다 보면

어떤 것 하나 이별 아닌 것이 없어요.

매 순간순간을 다음 순간을 위해 이별하며 시간이 흐르죠.

저녁과 이별해야 아침을 맞이하고

봄과 이별해야 여름을 맞이하고

어딘가를 떠나야 다른 곳을 갈 수 있죠.

누군가와 이별해야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죠.


이별을 슬퍼하지 말아요.

이별은 단지 다른 만남을 위한 흐름일 뿐이에요.

그것이 사람이든, 장소이든, 운이든, 시간이든, 죽음이든

모든 이별은 만남을 위한 것이죠.


그 이별에 슬퍼하고 지나간 인연을 붙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파하죠.

아픈 마음엔 새로운 것이 찾아오기를 꺼려해요.


사탕을 뺏어 우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 주면

그 아이는 사탕은 까맣게 잊은 채 달콤하고도 시원한

그 손에 쥔 아이스크림을 행복하게 먹곤 하죠.

우리는 그 아이의 마음을 배워야 해요.

그건 철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순수해서 그런 거예요.


맑고 순수한 사람일수록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우리의 몸도 매 순간순간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죠.

6개월이면 우리 몸 전체의 세포가 바뀌어 버리죠.

우리의 마음도 매 순간 바뀌죠.

같이 살아가고 있는 배우자 조차도

매 순간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다른 사람인 거죠.


중요한 것은

삶의 속성이 이별임을 알아채고

늘 설레는 마음으로 순간을 누려야 하는 거죠.


이별이 안타깝지 않으려면

원도 한도 없이 누려야 하죠.

충분히 사랑한 사이라면 이별 조차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죠.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든, 시간이든, 장소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매 순간을 충만하게 보낸다면

이별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죠.

죽음조차도 그렇죠.


지금 곁에 있는 부모님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으려면

배우자의 죽음에, 자녀의 죽음에, 그리고 나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으려면

원도 없고 한도 남지 않도록 충분히 사랑해야 하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 순간순간에 원도 한도 남기지 말아야 하죠.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과 공간을 함께 흐르며

세상을 미소와 연민의 눈으로 볼 수 있을 때가 찾아오죠.

그렇게 많은 이별을 배우다 보면

그렇게 새롭고도 놀라운 만남의 시간이 찾아 오죠.


슬픔에 곁을 내어 주지 말아요.

오직 지금에 흐르세요.

놀라운 만남을 기대하며 그렇게 흘러요.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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