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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100.

by 마음밭농부

모든 것을 아는 사람만이

모른다! 고 할 수 있다.

갈증이 풀린 사람은

더 이상 물을 찾지 않는다.

배부른 사자는

사슴을 먹이로 보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얻은 사람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만이

더 구하지 않고 온전히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 모름의 자리는

아주 작지만

온 우주 다 들어차고도

사랑과 여유가 끊임없이 흐른다.

그 자리에서 자유하며 함께 흐를 수 있다.


무엇을 알아 간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지요.

그 앎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려 하죠.


하지만 말이에요.

그 앎의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구현되는 모양이나 성질이 달라지지요.

앎을 통해

재물을 쌓거나

명성을 높이거나

자신을 드러내려 하거나

이런 좁은 목적으로 사용될 때

그 앎에서는 냄새가 나게 마련이죠.

그 앎은 뾰족한 모양새로 자리 잡게 되죠.

그 앎은 욕심을 불러들여 주인을 쫒아내 버리죠.


이걸 알아야 하는 거예요.

우리가 배우는 진정한 목적은

배움 자체에 있지 않지요.

그 배움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진정한 배움의 목적이지요.


옛 성인들이 역설하신 배움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죠.

배움을 통해 돈을 벌어라고 한 성인은 없어요.

배움을 통해 명성을 쌓아라고 강조한 성인도 없어요.

배움을 통해 세상을 가지라고 유혹한 성인 역시 없지요.


오직 배움을 통해 자유케 되는 길을 알려 주었을 뿐이에요.

그 자유를 통해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라 말해 주었죠.

그 빛을 통해서만 하늘로 갈 수 있다고 속삭여 주었죠.


우리는 배움을 통해 비움을 이뤄내야 하죠.

배운다는 것은 비우는 법을 배우는 것.

비운만큼 세상 좋은 것들이 오게 되죠.

빗물은 빈 웅덩이 게 고이고

강물은 빈 계곡을 타고 흐르고

결국은 대양을 이루죠.


우리의 마음도 그래요.

무언가 채우고 싶다면

배워요.

비우는 법을...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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