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하수는 힘들어 있고
고수는 힘 빼고 있다.
하수는 나가려 하고
고수는 숨으려 한다.
하수는 채우려 하고
고수는 비우려 한다.
하수는 아는 채 하고
고수는 모른 채 한다.
하수는 허기가 있고
고수는 자족이 있다.
하수와 고수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존재의 의미는
큰 차이가 있다.
골프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힘 빼라는 말이죠.
프로들이 늘 아마를 지도할 때 하는 말이죠.
무언가 이유가 있겠죠?
인생의 고수들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죠.
몇 십억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랑하고 싶어 하죠.
몇 천억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숨기려 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만났던 사람 중에
재산이 일조에서 몇십억 부족한 분이 계셨죠.
모 저축은행을 소유하고 계신 분이었죠.
그분의 신분은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라요.
몇 천 원짜리 점심 식사를 한 시간 이상 고민하죠.
제가 만난 분 중에 가장 불행한 분이시기도 하죠.
지식도 마찬가지죠.
제가 다닌 직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모였던 곳이었죠.
그중에는 총리도 되고 장관도 되고 대기업 사장이 되기도 했죠.
그런데 그중에 고수는
자신의 배움을 내세우지 않는 분들이었죠.
그분들은 그런 유명한 자리가 오더라도 사양하며 자신의 길을 지켰죠.
사실 가장 아닌 것 같은 분들이 장관이 되고 사장이 되었죠.
왜 장관이 되고 사장이 되지 바보같이 묵묵히 사냐고요?
그분들은 고수거든요.
고수는 세상에 자신을 내세우지 않지요.
지금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분들을 잘 살펴보세요.
모 대통령, 모 검사장, 모 수석, 모 장관...
뭐 이런 분들 아니신가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숨은 고수분들 때문에 유지되지요.
드러난 사람들은 하수들이죠.
슬프게도 우린 그 하수들을 보고 배우고
자식들에게도 그 하수들의 삶을 가르치죠.
안분과 지족을 실천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소명을 다하는 고수는
세상에 드러날 이유가 없죠.
그분들의 이상은 지금 세상을 넘어선 곳에 있기 때문이죠.
세상에 고수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별처럼 반짝이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