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걷는 사람

#144.

by 마음밭농부

그 사람은 늘 나와 함께 있다.

그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다.

그렇게 다정하고도 조용히

늘 나와 동행하며 살아간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에도

내가 기쁘고 들떠있을 때도

그저 간단한 미소 머금고

그렇게 나와 함께다.

그런 그를 나는 늘 외면한다.

그런 그를 나는 알아채지 못한다.

우린 그와 만나야 한다.

그와 만나는 날

나는 자유의 날개를 얻을 수 있다.

그와 함께 날아 올라

하늘 끝나고, 세상 시간 스러진

그곳에 닿을 수 있다.

그런 그와 만나 내어야만 한다.

그게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다.

그의 이름은 '나'다.

'나'의 또다른 이름은 '신'이다.


우린 늘 외롭다고 느끼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수다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꽃구경을 하면서도

뜨거운 태양 아래 들뜬 마음 안고 뛰어다니는 해변가에서도

문득문득 내 속에 깊이 새겨진 외로움과 만나고 말지요.


그 외로움은 어느 것으로도 지워지지 않고

내가 걷는 시간, 내가 지나는 모든 공간에서

나를 선명히 홀로 있게 만들고야 말지요.


그렇게 우린 늘 외로움과 만나고

구멍 난 가슴 안고 차갑게 식어만 가죠.


그 이유는 단 하나예요.

'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죠.


우린 '나'를 잘고 있다고 착각하며

'나'와 늘 함께 있다고 오해하며

외로운 척을 하죠.

마치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때는

외롭지 않았다는 듯이...


'나'를 만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답니다.

시공을 벗어난 어느 지점에 선명히 서있는

'나'를 아는 사람은 아주 많이 드물답니다.


우리 마음은 하루에도 오만가지로 변한다고 하죠.

그 변하는 마음속에서도 늘 '나'라는 존재를 각인시켜 주는

그 '참 나'가 없다면

바늘 없는 나침반 같이

우린 우리를 잊어버리고 말 거예요.


그게 나예요.

그렇게 늘 변하지 않는 그곳.

언제나 흐르지 않는 시간에 흐르는 그 나.

그게 바로 '나'예요.


우린 그 나를 만나야 하지요.

왜냐하면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이 있어요.

나를 자유케 하고 날 수 있게 해주는

내 영혼의 날개를 가지고 있고

시공이 스러지고 모든 것이 온전해지는

그 어느 곳으로 갈 수 있는 지도를 가지고 있죠.


그와 만나야 그곳으로 갈 수 있죠.

누구는 그곳을 천국이라 하고 왕국이라고 하죠.

누구는 그곳을 극락이라 하고 영생이라고 하죠.


교회를 다니고 절을 다닌다고

천국에 가고 극락에 가는 것이 아니에요.

신은 자신의 신성을 그런 곳에 놓아두지 않았어요.

그런 곳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놓은

우상의 집이죠.

그곳에는

탐욕으로 물든 목사, 중들이 설쳐대고 있죠.

예수가 이야기한

독사의 새끼들이 그런 사람들이죠.


그런 곳을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런 곳에 다니더라도

신은 그리고 신성은 오직 내 안에 있음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신의 음성은 목사나, 신부나, 랍비나, 중들의 목소리에 있지 않아요.

신의 뜻은 웅장한 성당을 짓거나,

십일조를 내라거나,

위선으로 화장한 자선을 베풀라거나,

신을 앞세운 전쟁을 하라는 것이 아니에요.


오직 신이 그의 선명한 신성으로 빗은

'나'를 만나서 영혼의 날개로

자신이 만든 천국, 극락으로 다시 돌아오라는 것이

그 애타는 사랑의 마음이 신의 뜻이랍니다.


일주일을 벌레만도 못하게

무도한 짓거리를 하며 살다가

십일조 얼마 내고 보시 얼마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그런 우상 숭배는 그만둬야 하죠.


신이 더 노하시기 전에

우리는 신의 뜻을 읽고

나를 만나야 하죠.

완전히 늦어버리기 전에.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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