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처음 만날을 때 같이 사랑하고
처음 당했을 때 같이 용서하고
처음 느꼈을 때 같이 행복하고
늘 처음처럼 마음에 쌓지 말아야 한다.
처음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그래서 첫 만남은 설렘을 가져오고
첫 경험은 두근거리게 만들고
그렇게 처음엔 어쩔 줄 몰라하며
모든 것을 마음에 맡기게 된다.
어린아이는 불이 뜨거운 것을 모른다.
데고 난 이후에야 불의 무서움이 각인된다.
우리가 살아오며 쌓아온 무수한 경험이 모여
지금 내가 가진 관념으로 굳어졌다.
그 관념의 틀에 갇힌 우리는 늘 그 경험 책을 펴 들고
선입관을 내세우며 굳어진 고정관념에 마음을 가둔다.
무언가 굳어졌다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것이다.
새 생명은 그 어떤 것도 굳은 것 없이 연하디 연하다.
마음도 그렇다.
고정관념이 커질수록, 선입견이 쌓여 있을수록
그는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 동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혹자는 그것을 지혜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런 경험은 지혜가 아니라 "마음의 때"다.
그 때를 벗겨내지 못하면 밝은 세상을 보고 읽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떤 상황을 겪든,
어떤 감정이 찾아들든, 어떤 고통을 겪든,
늘 처음처럼 대하면 쌓이지 않는다.
섣불리 판단하면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되고
고정관념에 의존하면 틀 밖의 세상을 만나지 못한다.
매일 반복되는 아침이라 느끼겠지만
오늘 아침은 당신이 처음 만나는 아침이다.
같은 시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은 그대 남은 생의 첫날이다.
첫 마음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게 찾아든다.
담담한 한잔의 물처럼
없는 듯 생명 불어넣는 공기처럼
그렇게 늘 처음처럼 살아갈 일이다.
살아가다 보면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되죠.
내가 직접 겪어 보지 못한 경험들은 책이나 만남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게 우리네 삶이죠.
그건 좋은 거죠.
그 배움의 목적이 나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 경험들을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하죠.
무언가 틀을 만들고 자신을 그곳에 가두기 시작하죠.
나쁜 경험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비슷한 상황이 오면 방어기제가 작동되어 과민 반응하게 되고.
좋은 경험은 자꾸 하고 싶어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려고 하죠.
우리네 마음은 정확히 그렇게 병들고 굳어져 가죠.
무언가 쌓아두면 무너지게 되어 있죠.
산도 높아지면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며
눈도 높아지면 주저앉고 말죠.
경험을 쌓아두면 어떻게 될까요?
마음이 무너져요.
무너진 마음은 다시 일으키기 어렵답니다.
아무리 아픈 경험이라 하더라도
그저 지나간 것으로 돌려보내고
그 아픔이 다시 찾아온다 하더라도
처음 만난 것처럼 대한다면
그 아픔은 더 이상 아픔이란 이름으로 오지 않아요.
그저 담담한 물처럼 나를 지나쳐 갈 뿐이죠.
아무리 좋은 경험이라 하더라도
붙들려고 하면 잡히지 않죠.
붙들려는 집착이 생기면 그 보다 좋은 경험은
나를 지나쳐 가버리죠.
무엇이든 붙들려 말아요.
그냥 흐르게 내버려 두세요.
그리고 늘 처음처럼 다시 받아들이세요.
사막에 사는 동식물이 사막이 싫다고 떠나지 않죠.
바다에 사는 고래가 육지를 그리워하지 않아요.
북극의 곰은 따듯한 섬에서는 살지 못하죠.
우리가 놓은 이 인생이라는 곳에서
우리가 늘 만나야 하는 것이
슬픔과 기쁨과 같은 것들이라면
늘 처음처럼 맞아야 하죠.
그래야 굳어지지 않고 함께 흐를 수 있어요.
그래야 자연스러운 삶이라 할 수 있답니다.
늘 처음처럼
배우자를 사랑 담긴 눈빛으로 마음에 담고
늘 처음처럼
내가 가진 직장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늘 처음처럼
내 자식의 건강만을 바란다면
욕심은 줄어들고 행복은 배가 될 거예요.
오늘은 남은 우리 생의 첫날이에요.
그렇게 소중한 오늘 여러분은 어떤 것을 담으실래요?
걱정, 불안, 근심, 욕심 뭐 이런 걸 담으실래요?
잊지 말아요.
매 순간이 늘 처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