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

#159.

by 마음밭농부

누군가 당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훔쳐갔다면?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밥이 넘어갈까요?

내일 동창회 모임에 입을 옷이 없다고 신세 한탄하고 있을까요?

아들의 성적표에 분노할까요?

재미없는 프로만 나오는 텔레비전 채널만 돌려대고 있을까요?

아마 아무 생각도,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을 테지요.

오직 평생 모은 재산을 안타까워하며

어떻게 하면 그 도둑을 잡을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잠을 잊은 채 그 도둑을 잡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평생 모은 재산보다 더 귀한 당신의 마음을 도둑맞았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겠죠?

왜냐하면 마음은 도둑맞은지도 모르게 잃어버리니까.

사기꾼에게 재물을 뺏기는 것은

그가 던 저준 탐욕의 미끼에 내 마음을 뺏겼기 때문이고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건 나돌아 다니던 허영에

마음을 내어 줬기 때문이고

내가 한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이 한 사소한 실수에 분노하는 건

내 마음 볼 수 있는 시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죠.

우리는 그렇게 도둑맞은 마음은 잊어먹고

백 원, 십억 이런 숫자가 붙은 것이나

반짝반짝 허기진 빛 내는

아무 기능 없는 보석이라는 돌덩이에만

집착하며 살아가죠.

숫자나 돌은 여러분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죠.

오직 내 몸과 생각을 움직이는

내 마음만이 행복을 느끼게 허락해 주죠.

그 마음을 도둑맞아 놓고서는

불행하다며, 외롭다며, 슬프다며 주저앉아 울고만 있는

우리의 모습은 애처롭고도할 뿐이죠.

부요한 삶을 살고 싶다면,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희망찬 미래를 갖고 싶다면 찾으세요.

여러분의 도둑맞은 마음을...


가끔 뉴스를 보면 희대의 사기극에 휘말려

목놓아 울부짖고 땅을 치며 눈물 흘리는 안타까운 분들을 보게 되죠.

저는 그분들을 동정하지도 불쌍하게 생각하지도 않아요.

그분들의 어리석은 탐욕에 안타까워할 뿐이죠.


은행금리가 어떤지 뻔히 알 정도의 분들이

그 금리의 열 배가 넘는 이자를 준다는 이야기에

전 재산을 내 맡긴 것은 실수라고 보기 힘들어요.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사기꾼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죠.

그런데도 자기는 잘못이 없다며 그 사기꾼을 죽일 놈이라고 하죠.

정작 죽일 놈이 누군지는 모르고...


우리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며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 하고

나는 당연하고 너는 당치도 않다 하고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그런 생각들을 품고 살 아들 가죠.


제가 보기에는 다 본인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기 때문이에요.

양심이라는 것을 도둑맞아서 그렇죠.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우며 살죠.

당당하기만 하면 다행이죠.

무도한 짓거리를 자신의 권리를 찾는다는 명분으로 정당화하고

자신보다 힘 있는 자리에서 해 먹는 놈들을 죽일 놈이라 하면서

자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해처 먹고 있죠.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죠.

우리의 생각은 담는 것에 따라가죠.

세상에 도둑들만 보인다면 내 생각도 도둑을 따라가고,

세상에 천사들만 보인다면 내 생각도 천사를 따라가죠.


사람의 마음은 모두 같아요.

모양도 작용하는 법도 모두 같지요.

다만 각자 다르게 사용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의 잘못이 보일 때는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에 잘못으로 보이는 거죠.


그럴 땐 욕하기 앞서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하죠.

나도 저 자리에 가면 똑같이 되겠구나...

그렇지 않으려면 마음을 다시 잡아야겠다...

이런 마음이 든다면 정상이죠.


내 저럴 줄 알았어!

저 놈은 죽일 놈이야!

내가 저 자리에 가면 안 그럴 텐데!

이런 마음이 든다면... 당신은 중병에 걸린 거예요.

혼자 병든 건 괜찮지만 당신의 배우자, 자녀, 동료들을

병들게 하는 전염병 환자인 거예요.


아직도 자신 만은 독야청청하고

남의 잘못만 잔뜩 보이는 마음이 있다면...

참회해야 해요.

밖으로 향한 눈을 안으로 돌리고

머리로 짓던 생각을 마음의 눈으로 지우고

그렇게 고통스럽지만 서서히 마음을 찾아와야 해요.

그래서 그 마음과 만나 내어야만 해요.


그 마음과 만나는 날

우리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요.

예수가 이야기한 거듭남도 그렇고

석가가 이야기한 윤회의 고통을 벗어나는 길도 그렇고

모두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진정한 내 마음과 만나는 날.

그 날은 신과 만나는 날이며

영원히 사는 영생을 얻는 날이랍니다.

부디 그런 꽃 같은 날이 찾아드시길 두 손 곱게 모아 기원하는 아침입니다.


마음밭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