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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Aug 28. 2016

진심의 본심은 '모르는 것'이다.

#169.

자연엔 진짜라는 단어가 없다.

그곳엔 가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진짜가 너무 많다.

가짜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고 살고

네 본심이 무어냐고 묻고 살며

진실은 파헤쳐야만 나오는

무언가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진짜 마음은 무엇일까?

그건 어떤 생각도 어떤 판단도

붙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다.

진심의 본심은 텅 빈 마음이다.

극한의 상황에 닿으면

우리는 "몰라 몰라"라고 외치며

마주한 현실을 부정해 버린다.

그건 우리의 본심이 시키는 일이다.

모른다고 외치는 순간

우리는 일순간이지만 자유로움을 느낀다.

숨을 쉴 수 있는 것이다.

의식이 뇌사에 빠질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왜 "몰라 몰라"를 외치며 고개를 저을까?

무언가 알아간다는 것.

무언가 채워간다는 것이

우리의 의식에 얼마나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인지

우리는 깨닫지 못하며 살아간다.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면

모든 것 내려놓고 외쳐야 한다.

"몰라 몰라"라고...

그리고서는 마음의 진심을 조용히 살펴야 한다.

어느 순간 깨달을 것이다.

진심의 본심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임을.


살다 보면 복잡한 상황에 처하거나

난처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많이 있죠.

이럴 때 우리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 가며

뾰족한 수를 찾으려 애를 쓰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죠.

왜냐하면 나는 손해 보지 않을 것이라는 욕심을 꼭 쥐고

다른 변수들을 만지작 거리기 때문이죠.


우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티브에 죄짓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명확한 답을 낼 수 있지요.

저러면 안 되지!

저 사람이 조금 양보했어야 하는데.

저건 하면 안 되는 일이야!

이렇게 명확한 답을 낼 수 있지요.

하지만 자신에게 이런 상황이 닥치면

우리의 눈은 마비되고 말지요.


잘 가지 않던 길에서 누구도 보지 않는 시간에

현금 100억이 든 가방을 찾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경찰에 신고해야겠죠?

그런데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여러분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일어날까요?

만약 신고하지 않는다면?


조금은 극한 비유지만

우리네 삶에서 늘 벌어지는 일들이죠.


우린 천사 같은 마음을 내어 쓰다가도

내 이익과 배치되는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악마보다 더한 행동을 할 수 있는'사람'이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사람 마음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죠.


하지만 그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마음 때문에

고통도 함께 찾아오는 법이죠.


무언가 힘겹고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내게 찾아왔다면

그곳에서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일단은 "몰라 몰라"라고 고갯짓 하고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면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인간'의 마음이 보이고

그 '인간'의 마음을 우화 책을 읽듯,

티브에서 사건사고를 보듯

객관적으로 바라봐 보세요.

그러면 답이 보이기 시작해요.


아! 내가 그렇게 했구나.

그러면 안되는데!

내가 양보했어야 하는데.

혹은 그 사람은 어떤 사정 때문에 나에게 그랬겠구나.

그 사람이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한 것은 그래서 였구나!라는

답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그곳에 해결책이 숨어 있죠.

그곳에서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죠.


사람의 마음에 진심은 없어요.

마음이 오염되었거든요.

사람의 마음으로 진심을 보려고 해서는 안되죠.

진심의 본심을 보려면

사람의 마음 밖에서 객관적으로 봐야 하지요.


누군가는 '명상'으로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수행'으로 닦기도 하고

누군가는 '묵상'으로 읽기도 하지요.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든

우리는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내 오염된 마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지요.


그래야 우리가 이야기하는

그 "진심"의 "본심"을 볼 수 있어요.


심리학에서 상황극을 하거나

문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비디오로 찍어 보여주는 이유를

우리는 알아야 하죠.


우리는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잘 모르고 있죠.

모르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선하다고 판단하고 기억한다는 것이죠.


늘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하는 이유죠.

선현들이 왜 그토록

"늘 깨어 있어라!"라고 했느지?

깊이깊이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죠.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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